[월드투데이] 메말라가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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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세계의 식량 및 물 부족 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전 세계 인구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의 무서운 성장세에 따라 그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경작지와 깨끗한 물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졌다.
농민들이 불어나는 곡물 수요를 감당해내지 못하면서 식량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 세계 각 나라와 기업들은 이런 상황은 도외시한 채 석유와 바이오연료 등 에너지개발에만 온통 혈안이 돼 있다.
이것은 우리 후세에까지 치명적인 충격을 안겨줄 위험이 있는 큰 실수다.
그동안 인류의 역사는 생존을 위해 음식과 물을 얻기 위한 투쟁으로 점철돼 왔다.
전쟁을 치르면서 땅을 넓히고, 가뭄으로 인한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민을 떠났다.
식량과 수자원 확보 전쟁은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으며 인구 폭증으로 과거보다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과 기업, 연구단체들은 지구 온난화와 고유가에 대처한다는 미명 아래 바이오연료 관련 논의에만 열중하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식량 생산에 꼭 필요한 자원인 물의 중요성에 대해선 외면한 채 말이다.
안타깝게도 바이오연료만으로는 세계 전체 에너지 수요의 10%도 충족시킬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오연료가 모든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는 것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처럼 효율성 낮은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해선 막대한 양의 물이 낭비된다.
바이오연료 광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이미 몇몇 지역에선 물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를 흐르는 리오그란데 강은 2001년부터 해마다 수량이 갑자기 줄어드는 현상이 일어나고 강줄기 중 상당 부분에서 이미 물이 말라버렸다.
중국의 젖줄 황허에서도 1972년과 1996년,1997년 세 차례나 대규모 가뭄이 일어났다.
게다가 세계 곳곳에서 지하수를 퍼다 쓰면서 지하수 고갈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물도 석유와 같이 한 번 쓰고 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자원이다.
사람들이 그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일부분에 불과하다.
정작 중요한 해결방안은 바로 수자원 보호에 적극 나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농업 및 공업용수로 사용되는 물도 석유처럼 사용량에 따라 높은 비용이 부과돼야 한다.
그래야 세계 산업계에서 물이 얼마나 중요한 자원인지 비로소 인식하게 될 것이다.
만일 세계 산업계가 물 부족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물은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말 것이다.
세계 각국에선 그동안 고유가와 바이오연료 관련 논의에만 매달려 물 부족 문제를 소홀히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물을 무시할 여유가 없다.
우리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수자원 고갈 문제는 이미 우리의 목을 바짝 조여오고 있다.
정리=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이 글은 스위스 네슬레그룹의 페터 브라벡-레트마테 회장이 '메말라가는 세계(Global Drying)'란 제목으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
세계의 식량 및 물 부족 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전 세계 인구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의 무서운 성장세에 따라 그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경작지와 깨끗한 물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졌다.
농민들이 불어나는 곡물 수요를 감당해내지 못하면서 식량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최근 세계 각 나라와 기업들은 이런 상황은 도외시한 채 석유와 바이오연료 등 에너지개발에만 온통 혈안이 돼 있다.
이것은 우리 후세에까지 치명적인 충격을 안겨줄 위험이 있는 큰 실수다.
그동안 인류의 역사는 생존을 위해 음식과 물을 얻기 위한 투쟁으로 점철돼 왔다.
전쟁을 치르면서 땅을 넓히고, 가뭄으로 인한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민을 떠났다.
식량과 수자원 확보 전쟁은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으며 인구 폭증으로 과거보다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과 기업, 연구단체들은 지구 온난화와 고유가에 대처한다는 미명 아래 바이오연료 관련 논의에만 열중하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식량 생산에 꼭 필요한 자원인 물의 중요성에 대해선 외면한 채 말이다.
안타깝게도 바이오연료만으로는 세계 전체 에너지 수요의 10%도 충족시킬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오연료가 모든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는 것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처럼 효율성 낮은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해선 막대한 양의 물이 낭비된다.
바이오연료 광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이미 몇몇 지역에선 물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를 흐르는 리오그란데 강은 2001년부터 해마다 수량이 갑자기 줄어드는 현상이 일어나고 강줄기 중 상당 부분에서 이미 물이 말라버렸다.
중국의 젖줄 황허에서도 1972년과 1996년,1997년 세 차례나 대규모 가뭄이 일어났다.
게다가 세계 곳곳에서 지하수를 퍼다 쓰면서 지하수 고갈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물도 석유와 같이 한 번 쓰고 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자원이다.
사람들이 그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일부분에 불과하다.
정작 중요한 해결방안은 바로 수자원 보호에 적극 나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농업 및 공업용수로 사용되는 물도 석유처럼 사용량에 따라 높은 비용이 부과돼야 한다.
그래야 세계 산업계에서 물이 얼마나 중요한 자원인지 비로소 인식하게 될 것이다.
만일 세계 산업계가 물 부족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물은 앞으로 더욱 빠른 속도로 고갈되고 말 것이다.
세계 각국에선 그동안 고유가와 바이오연료 관련 논의에만 매달려 물 부족 문제를 소홀히 생각해 왔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물을 무시할 여유가 없다.
우리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수자원 고갈 문제는 이미 우리의 목을 바짝 조여오고 있다.
정리=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이 글은 스위스 네슬레그룹의 페터 브라벡-레트마테 회장이 '메말라가는 세계(Global Drying)'란 제목으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