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보험사인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의 마틴 설리번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고 로버트 윌럼스테드 AIG 회장(62)이 CEO직을 겸직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 보도했다.

AIG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어 작년 3분기 이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특히 지난 1분기 200억달러 규모의 서브프라임 관련 부실자산 상각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78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설리번 CEO는 줄곧 퇴진 압력을 받아왔다.

윌럼스테드 회장은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AIG가 그동안 과도한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며 "90일 동안 사업 포트폴리오와 적정 리스크관리 체계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신용위기가 재연되고 추가로 주가가 떨어져 월가 금융사들의 CEO나 임원들에 대한 사퇴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12일 미국 4위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에린 캘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퇴임시키고 후임에 이언 로위트 공동 최고관리책임자(CAO)를 임명했다.

이와 함께 조지프 그레고리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사임시켰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 신용위기에 처한 미국 금융사에 자금을 대준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으로 97억달러 이상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금융회사들의 손실이 커지면서 영국 3위 은행인 바클레이즈가 몇몇 아시아 국부펀드를 통해 40억파운드(78억달러)가량의 자금 확보를 추진하는 등 금융회사들이 새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