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靑ㆍ내각 개편 막바지 구상 … 금주내 가닥

일괄 사의를 표명한 내각 및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구상이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6일 "'개봉박두'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이번주 중에는 큰 가닥이 잡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현재 각 후보들에 대한 막판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내각 및 청와대 수석 인선에 대한 대강의 구도를 머리 속에 그려놓고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쇠고기 협상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선과 쇠고기 협상 결과를 연동시키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호남ㆍ충청 총리 가시화하나

한승수 총리와 류우익 대통령 실장 등 이른바 '빅2'의 거취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여러 하마평만 나오고 있다.

총리 인사의 초점은 지역 화합 및 탕평 쪽에 맞춰지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강현욱 전 전북 지사 등에 이어 최근엔 전윤철 전 감사원장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부상하고 있다.

이원종 전 충북지사,최인기 통합민주당 정책위 의장 등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강력히 부상했던 박 전 대표 카드가 맥이 빠지자 '탈 영남' 총리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정 전 총장과 심 대표,이 전 지사는 충청권 잡기의 일환이다.

전 전 원장과 강 전 지사 등은 호남 출신이다.

새 정부의 '아킬레스 건'인 고려대 인맥도 피할 수 있다.

다만 심 대표가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이회창 선진당 총재가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어 현실화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그러나 심 대표는 이날 "국가가 당론보다 우선한다"고 밝혀 총리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심 대표는 총리직을 제안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실장은 안개 속이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윤여준 전 의원은 '옛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부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후보로 꼽혔던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으로 온 지 2주일밖에 안 돼 옮길 수가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거론되는 정치권 인사들은 행정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낙점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경제수석엔 김석동 전 재정경제부 차관,외교안보 수석엔 현인택 고려대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에는 농림부 농업정책국장과 재경부 정책홍보관리실장을 지낸 장태평 전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쇠고기 협상 따라 폭 결정

내각 및 청와대 참모들 인선은 미국에서의 쇠고기 협상 결과와도 맞물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가 협상 타결도 큰 가닥은 잡힐 것이니 만큼 (쇠고기 타결과 인적 쇄신 발표가) 큰 시기적 차이 없이 연동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귀국 보따리'에 따라 인적 쇄신의 폭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협상 결과가 나쁘면 인사의 폭이 넓어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쇠고기 협상 결과에 따라 당초의 '선(先) 청와대 참모,후(後) 내각 인사' 방침에서 벗어나 동시에 발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홍영식/이준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