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한강신도시ㆍ행정복합도시 공사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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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계노조 총파업…덤프트럭ㆍ레미콘 '스톱'
16일 오후 서울 성북구 정릉동 길음뉴타운의 한 공사현장.작년 11월 착공해 터파기 작업이 한창인 이곳엔 파낸 흙을 공사장 밖으로 실어나르던 덤프트럭이 한 대도 눈에 띄지 않는다.
평소엔 20여대가 먼지를 날리며 부지런히 드나들었지만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굴착기 10대만이 분주하게 땅을 파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현장 곳곳에는 퍼낸 토사들이 산더미처럼 쌓여갔다.
현장 관계자는 "더 이상 토사를 쌓아둘 곳이 없어 1주일만 지나면 공사를 올스톱해야 할 상황"이라며 "이달 안에 터파기 작업을 끝내지 못해 장마철을 맞게 되면 공사기간이 2~3개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덤프연대가 주축이 된 건설기계노동조합이 16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면서 전국 건설현장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되거나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화물연대의 운송 거부로 주요 현장에 철근,마감재 등 자재 반입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덤프트럭까지 멈춰서 건설현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특히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신도시,뉴타운 건설작업도 줄줄이 타격을 받고 있다.
중앙행정타운 부지조성공사를 진행 중인 충남 연기군 행정중심복합도시 공사현장은 덤프트럭과 굴착기 등이 운행을 멈추면서 공사가 사실상 중단됐다.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는 "총파업에 들어간 조합원들과의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비조합원들도 일손을 놓았다"고 말했다.
신도시 공사 현장도 상당수 마비됐다.
택지개발작업이 진행 중인 김포한강신도시의 경우 덤프트럭이 없어 공사가 스톱됐다.
김왕래 대우건설 현장소장은 "현장에서는 파업이 끝나기만 기다리는 것 외에 별다른 대응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부지조성 초기단계인 수원 광교신도시 공사현장에서도 덤프트럭을 확보하지 못해 토사를 운반하지 못하고 있다.
파주 오산 광명 아산 등의 신도시건설 공사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한주택공사에 따르면 이들 4개 신도시 공사 현장에서는 하루에 340대의 덤프트럭이 필요한데,이날 하루 파주신도시 공사 현장에서 단 2대만 운행됐다.
은평뉴타운은 철근 시멘트 등 자재 반입이 늦어지면서 비축자재가 소진되는 다음 주부터 공사를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지구 공사현장 관계자는 "레미콘업체들이 시멘트와 모래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이틀 뒤면 현장에 레미콘이 들어오지 못할 것 같다"며 "콘크리트 작업은 이번 주 안에 중단되고 전체 공정도 일주일 후면 올스톱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국책사업들도 파업으로 인한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막바지 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새만금 간척지 4공구의 경우 준설 및 매립작업이 전면 중단되고 방조제 건설작업 등 대체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 도로공사 현장도 일부 작업이 중단되면서 공기 지연 등 피해가 우려된다.
건설업계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국가나 건설회사의 피해액이 늘어나고 현장의 일용직 근로자들의 생계에도 막대한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파업이 이런 식으로 2~3일만 지속돼도 토목현장은 물론 건축현장도 공사가 마비되는 곳이 속출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임도원/정호진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