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문열씨(60)가 17일 미국산 쇠고기 사태로 촉발된 촛불집회에 대해 "불장난을 오래하다 보면 결국 불에 데게 된다.

촛불장난도 너무 오래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우리 사회에서 이상하게 네티즌이라는 것이 무소불위의 정부 위에 있는 권력이 돼 버렸다"며 "합법적으로,그것도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정부의 아직 시행하지도 않은 정책들을 전부 꺼내서 전부 반대하겠다며 촛불시위로 연결하는 것은 내가 보기에는 집단 난동"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 11일 역사소설 '초한지'(전 10권ㆍ민음사)의 완간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촛불시위에 대해 "본질은 위대하면서 한편으로는 끔찍한 디지털 포퓰리즘의 승리"라고 규정한 바 있다.

이씨는 또 촛불시위 반대운동을 예전 의병운동에 비유하면서 촛불반대운동자들의 소극적인 반응을 비판했다.

그는 "의병의 개념으로 (현재 촛불집회를) 잡을 수 있는 그런 상태의 어떤 반작용은 전혀 보지 못했다"며 "다시 말해 사회가 자기방어기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 걸 보고 참 걱정스럽게 봤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촛불시위 이슈가 정부의 방송장악 논란 등으로 확산된 것에 대해 "쇠고기는 하나의 구실이었다"며 "처음부터 쇠고기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보수의 위기'와 관련,"국민들이 보수진영에 대해 이 정도의 지지를 보내 준 적이 역사에 없다"며 "이걸 가지고 지금 쩔쩔매고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걸 보면 '참 도리 없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망감이 일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 원인에 대해 이씨는 "지난 선거를 통해 너무 잡다하고 정리돼야 할 보수가 더 이상 물려받지 않아야 할 유산까지 전부 보수의 이름으로 다시 들어오게 됐는데,아마 그것들이 그런 분열과 혼란의 원인이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