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아미시(Amish) 마을이 많다.

이곳 사람들은 전기도 수도도 없다.

남폿불과 촛불로 어둠을 밝히고,펌프로 물을 긷는다.

말에 쟁기를 걸어 이랑을 만들고 씨앗을 뿌린다.

여자들은 치렁치렁한 치마를 끌며 생활한다.

이들은 손수 농사 지은 밀로 빵을 만들고,유기농 야채를 먹고,칠면조와 닭,돼지 등 가축을 치면서 모든 것을 자급자족한다.

이들에겐 먹거리 걱정이 전혀 없다.

자신들이 재배한 곡물과 스스로 키운 가축으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이다.

트랜스 지방이나 발암물질 등등은 그저 남의 얘기일 뿐이다.

이처럼 아미시 마을의 먹거리들은 안심할 수 있기에 최상의 쇼핑 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대도시에서는 아미시 상표가 붙은 식품들이 믿음의 표시처럼 판매되기도 한다.

먹거리 공포가 엄습하면서는 아미시 제품들이 더욱 상한가를 치고 있다고 한다.

아미시 사람들이 가정에서 만든 쿠키나 파이,요구르트,아이스크림,빵 등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엄마표 홈메이드(home-made)'라는 점이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는 모양이다.

식품의 안전성은 우리 가정의 식탁에도 현안으로 떠울랐다.

양식어류와 물고기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고,김치는 물론이고 고추장과 된장,다진 양념도 안심하고 먹을 수 없는 지경이 됐는데 특히 중국산은 경계 1호다.

견디다 못한 소비자들은 생산자와 직접 접촉해 식품을 구입하는가 하면,이웃끼리 소규모 조합을 결성해 먹거리 재료를 조달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가정에서 직접 음식을 만드는 주부들도 크게 늘고 있다.

대기업들이 생산하는 먹거리들을 믿을 수 없어 "내 아이에게 먹일 음식은 내 손으로 직접 만든다"는 인식이 젊은 엄마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홈메이드 바람을 타고 조리도구와 오븐 레인지,믹서기 등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한다.

'먹거리 근심을 홈메이드로 지키겠다'는 젊은 엄마들이,음식에서 만큼은 현대속의 옛날을 살아가는 아미시 사람들을 닮는 것도 좋을 성 싶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