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주가, 매물업체는 '우대' 사려는 기업은 '냉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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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M&A) 관련주들의 주가가 들쭉날쭉하다.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피인수 기업들의 주가는 인수 전 가열에 따른 몸값 상승 기대로 탄탄한 반면 인수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오히려 인수자금 마련에 대한 우려로 시장에서 푸대접을 받는 모습이다.
또 인수에 나선 기업들도 주가가 엇갈리는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M&A에 나선 기업들이 관심주로 부각되는 사례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인수 여력이나 인수 이후의 시너지 효과 등과 관계없이 M&A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인수기업은 자금 우려에 고전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설이 나돈 STX그룹주들이 전날 급락한 데 이어 이날은 '슈페리어 에식스(Superior Essex)'를 인수키로 한 LS전선이 재무 부담 우려로 수난을 겪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인수대금이 9억달러에 이르는 슈페리어 에식스 인수를 위한 대규모 차입으로 재무적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며 LS전선을 '관찰 대상'에 올렸다.
이로 인해 이 회사 주가는 장중 8% 가까이 급락하다 4500원(4.50%) 내린 9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증권업계에서는 슈페리어 에식스가 재무상태도 양호하고 연간 1억달러가량의 순현금 유입이 있을 정도로 현금 창출 능력도 있어 그다지 부담이 크지않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한 두산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이날 장중에 6조~8조원으로 추산되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전날 STX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락한 데도 STX가 307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증자 규모가 자금 조달 목적에서 밝힌 것보다 너무 크다는 평가가 나오며 대우조선해양 인수자금을 마련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앞서 한화석유화학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장중 하한가까지 곤두박칠쳤고 한화도 13.79%나 떨어지기도 했다.
2004년 두산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 인수전에 뛰어들며 한 해 동안 76.6%나 급등해 지수대비 66.8% 초과 상승한 것과는 극히 대조된다.
반면 포스코는 주가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윤덕일 포스코 IR부문장은 "IR를 통해 기관투자가들에 인수 여력과 인수 후 시너지 효과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린 결과 주주들이 상당부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인수 기업들은 느긋
매물로 나온 피인수 기업들의 주가는 잘 나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이달 들어 상승세가 꺾이기는 했으나 지난 3월17일의 연중 저점보다는 36.2%나 올라 업종대표주인 현대중공업 상승률(4.8%)을 크게 웃돌고 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신규 수주가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M&A 이슈를 타고 시장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연말 M&A 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기대되는 하이닉스의 주가 흐름도 좋은 편이다.
5월 이후 반도체 D램 가격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올해 영업이익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업종대표주인 삼성전자보다 주가 상승률이 높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