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대한남성과학회에서 남성들이 느끼는 콤플렉스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1위는 사정시간,2위는 성기의 크기에 대한 콤플렉스였다.

모처럼만의 바깥 바람에 K씨(45)의 부인은 어린아이처럼 들떠 있었다.

늘 자녀들을 보살피느라 부부관계마저 소원해져 있던 차에 남편과 단둘이 뜻밖의 야외나들이에 나서게 됐으니 그럴 만했다.

아내의 좋아하는 모습에 K씨도 뿌듯한 마음으로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적당히 경사진 언덕 위의 호텔은 경치도 끝내줬다.

그러나 그걸로 끝이었다.

한껏 분위기가 오른 K씨가 바로 달려들었다가 1분도 안돼 사정해버린 것이었다.

한창 좋던 분위기는 부인의 한숨소리와 함께 서서히 페이드 아웃됐고 밤늦게 귀가하려던 계획은 급수정돼 여름해가 참 길기도 하다고 느끼면서 집으로 향해야 했다.

문제는 조루였다.

조루는 의학적으로 사정을 자기 임의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다음날 필자의 병원을 찾은 K씨는 원래 조루가 있긴 했으나 그렇게 심한 편은 아니었다고 강변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부쩍 심해진 것 같다는 것이었다.

조루증은 발생시기를 기준으로 1차성,2차성,혼합형으로 구분한다.

1차성 조루는 성관계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지속된 조루로서 음경 자체의 감각이 지나치게 예민해서 오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에는 음경의 감각을 무디게 해주는 수술이나 귀두의 감각을 떨어뜨려주고 성기 확대효과도 있는 약물주입 귀두확대술을 통해 개선한다.

2차성 조루는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갑자기 시작된 조루를 일컬으며 주로 스트레스성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이는 성관계시마다 항우울제 등을 복용함으로써 좋아질 수 있다.

두 가지 현상이 겹친 경우가 혼합형 조루인데 K씨는 혼합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혼합형 조루의 원인에는 발기부전이 숨어있다.

발기부전의 초기 증상으로서 조루가 동반되는 것이다.

성관계 도중에 꺼지는 현상을 한번 경험하게 되면 극치감이 와도 사정을 참으려는 노력을 하기가 어렵게 된다.

한창 젊었을 때처럼 촛불을 꺼뜨리지 않겠다며 사정을 참기 위해 애국가를 부르느니,세금고지서를 떠 올리느니 하던 얘기는 호사로밖에 들리지 않게 된다.

결국 K씨는 성기능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심한 편은 아니었다.

성기능 강화를 위한 마인드 컨트롤 및 약물처방을 받아 실천하니 발기는 물론이고 조루증까지 많이 개선됐다.

며칠 전 K씨가 필자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했던 대로라면 K씨는 다음 주쯤 멋진 부부 해외여행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이무연 아담스비뇨기과 원장 (www.AdamsClin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