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IT쇼는 미래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지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방송통신 정책 수장인 케빈 마틴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이 월드IT쇼를 살펴본 뒤 내놓은 소감이다.

마틴 의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회의 둘째날인 18일 월드IT쇼 전시장을 둘러본 뒤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1934년 설립된 FCC는 방송과 각 주의 유·무선,위성,케이블 등 미국 내 전자통신과 국제통신을 관장하는 독립 행정위원회다.

한국은 FCC를 모델로 삼아 옛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를 합쳐 지난 3월 방송통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마틴 의장은 "개막식 전에도 이명박 대통령,각국 장관들과 함께 전시장을 둘러봤는데 휴대폰으로 인터넷TV(IPTV)를 보여주는 등 흥미를 끄는 서비스가 많았다"며 "오랫동안 모바일 비디오나 광대역통합망 분야에서 선도 국가 역할을 해온 한국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보다 훨씬 앞서 방송·통신 융합 정책을 펼쳐온 FCC의 규제 철학에 대해 마틴 의장은 "규제 정책의 최우선 원칙은 경쟁"이라고 말했다.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면 기술 혁신을 이끌어내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의 선택폭도 넓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규제가 아니라 경쟁을 활성화시키는 게 최대의 투자와 최고의 혁신을 유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마틴 의장은 "소비자의 권익을 우선하면 인프라 확대가 늦어지고,사업자의 권익을 강조하면 소비자 선택권이 제약받을 수 있다"며 "어느 한 가지를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를 조화시키는 게 규제 정책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