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겨(米糠)는 천연화장품을 만들 수 있는 훌륭한 자원이지만 대부분 사료용으로 쓰이거나 버려져 왔다.

곰팡이가 잘 슬어 부패하기 쉬운데다 입자가 커서 피부에 흡수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미수다(대표 이윤우)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해 쌀겨로 만든 화장팩,한방비누,보디스크럽(사진) 등을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쌀겨는 현미를 백미로 도정할 때 나오는 부산물로 탄수화물을 제외한 영양분을 따지면 전체 쌀 영양 성분의 95%를 차지한다.

각종 비타민류와 기능성 배당체,불포화지방산,생리활성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고 유분과 수분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 피부를 윤기나게 하는 데 그만이다.

쌀겨엔 비타민A(피부점막유지),비타민B(입 눈주위 피부점막 강화),비타민E(항산화효과로 피부를 탱탱하게 유지) 등과 보습 및 미백효과가 있는 세라마이드,항산화물질인 감마오리자놀 페룰산 피틴산 등이 풍부하다.

또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인산과 리놀렌산은 모공속 피지 및 지방의 분해 배출을 촉진하고 알맞은 유분을 공급한다.

미수다는 이 같은 영양의 보고인 쌀겨를 화장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두 가지 기술을 접목했다.

그 하나인 커트밀링 기술은 현미에서 분리된 쌀겨를 가는 분쇄망(80∼160mesh)에 넣고 4600RPM(분당 회전 수)으로 돌려 화장품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입자의 크기로 분쇄하는 것이다.

그동안은 미강을 분쇄하지 못하거나 기름(미강유)만 짜내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또 하나는 이런 미세 쌀겨 입자를 방사선으로 처리해 더 이상 곰팡이나 세균이 번식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이윤우 사장은 "쌀겨는 고영양분 덩어리라서 물에 닿으면 곰팡이나 세균이 번식해 열이 나고 부패한다"며 "일부 한의원들이 몸의 독소를 배출해준다며 해독(解毒) 요법차원에서 쌀겨욕을 시도했다가 중도에 포기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쌀겨로 만든 미용용품은 세정력이 일반 비누와 맞먹으면서 피부에 촉촉한 수분을 남기고 윤기있게 하는 기능은 비누보다 월등하다.

만성 가려움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등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미수다는 이런 쌀겨의 미용효과를 높이기 위해 파우더 화장팩에 유근피 어성초 백지 백작약 등 피부 진정과 각질 분해에 유용한 성분을 첨가했다.

쌀겨 한방비누에는 녹두 황정 창이자 차전자 도인 금은화 어성초 창포 등의 생약추출물을 넣었다.

피부 필링제라 할 수 있는 보디스크럽에는 이 같은 성분들과 함께 유효성분 흡수촉진제(부틸파라벤 메틸파라벤 등)를 넣어 모공의 노폐물 및 피부 각질 제거 효과를 높였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