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가 지속되면서 중소형 소매점과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등 유통업계에도 '물류 대란'의 여파가 미치고 있다.

동네 슈퍼마켓들은 벌써부터 설탕 라면 등 생필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고, 대형마트들도 일부 제품의 배송 지연, 물류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운송 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서민들 식탁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동네 슈퍼마켓이 가장 타격


동네 슈퍼마켓 등 영세한 소매점들은 배송 차량 감소에 따라 설탕과 라면 맥주 등 생필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전국 4500개 슈퍼마켓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의 김경배 회장은 "전국에 40여곳의 물류 창고를 운영하면서 조합원사(社)에 물건을 공급하고 있는데 "물류업체들의 상품 배송이 차질을 빚어 재고가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슈퍼마켓들은 라면,스낵제품,음료수 등의 공급이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

맥주와 설탕 조미료 화장지 종이컵 등도 제때 들어오지 않아 재고가 소진된 상태다.

김 회장은 "맥주 등 주류 제품은 일부 조합원사들이 직접 생산공장에 가서 물건을 실어오기도 한다"며 "화물연대 운송 거부가 계속되면 이번 주 말쯤에는 취급 품목의 30%가량은 재고가 바닥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 수산물은 비행기로 운송


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자체적으로 대규모 물류센터와 직.배송 시스템을 갖춰,당장 상품 확보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일부 제품에선 배송 지연,물류비 상승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제조회사가 직접 배송하는 가전제품의 경우 고객 주문시 2~3일이면 가능했던 배송 기간이 화물연대 운송 거부 이후 1주일 이상으로 길어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삼성전자 광주공장에서 만드는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은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주문하면 삼성전자의 자체 물류를 이용해 고객에게 배송해 줬는데 광주공장 봉쇄 여파로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갈치 등 제주 수산물을 냉장차에 실어 전남 목포.녹동항으로 들여와 육로로 운송해 왔지만,항만 운송이 마비되면서 항공편으로 공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운송비가 20~30% 증가했지만 비용 증가분이 전체 원가의 2% 정도여서 판매가격에는 반영하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파업이 길어질 경우 수입 축산물,과일과 중국 등지에서 들어오는 공산품 공급에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이 감지될 때 선주문으로 물량을 확보해 재고가 20~30일치는 남아있으나 파업이 장기화하면 대형마트들도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홈쇼핑은 긴급 방송 재편성


홈쇼핑업체들도 수입 상품의 물류 차질로 방송 편성을 바꾸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GS홈쇼핑은 지난 16일 방송 예정이던 어린이서적이 협력업체 창고로 들어오지 않아 다른 상품으로 바꿔 방영했다.

현대홈쇼핑도 중국 등 해외에서 제작해 들여오는 에어컨 소파 등의 상품을 방송 편성에서 당분간 제외하기로 했다.

수입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일부 인터넷 쇼핑몰들은 상품 배송 차질로 인해 고객들에게 주문 취소를 요청하거나 배송 지연을 공지하는 등 정상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송태형/김진수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