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차체…태양광 전기…벚꽃 디자인

'차체는 철판이 아닌 대나무,연료는 태양광 전기,외장엔 핑크색 벚꽃 디자인이 그려진 자동차.'

만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런 전기 자동차가 일본 교토에서 실제 개발되고 있다.

일명 '교토 카(Kyoto Car)'다.

일본 명문 국립 교토대는 지난해 말부터 지역 벤처기업 8곳과 공동으로 교토 카 개발에 착수했다.

교토시도 적극 후원하면서 산ㆍ학ㆍ관 연계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18일 교토대에선 이 교토 카의 10분의 1 크기 모형과 시운전 샘플 카(사진)를 내ㆍ외신 언론에 공개하는 설명회가 열렸다.

2010년 개발을 목표로 한 교토 카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시동을 건 것.이날 행사에서 교토 카 개발을 처음 제안했던 교토대 벤처비즈니스랩(VBL)의 마쓰시게 카즈미 부학장은 "이 전기자동차 개발을 계기로 교토는 낡은 역사 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첨단 기술ㆍ환경 친화ㆍ전통 문화의 메카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토 카는 철저히 환경 친화적인 자동차를 지향한다.

때문에 차체에 철판을 사용하지 않고 연료도 태양광을 최대한 이용할 계획이다.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를 위한 국제협약인 '교토 의정서'가 맺어졌던 도시로서 환경 친화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철판 대신 대나무 소재와 탄소 섬유를 사용할 차체 개발엔 이 지역 최고의 나노기술 벤처기업이 참여했다.

전기 자동차의 핵심인 태양 전지와 연료 전지 등도 지역 벤처기업이 직접 개발 중이다.

교세라(정보통신기기) 옴론(전자부품) 덴소(자동차 부품) 등 일본 최고 기술 업체들의 고향인 교토의 기술력이 교토 카에 집약되는 셈이다.

교토 카엔 1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교토의 전통 문화도 반영된다.

자동차 차체엔 밋밋한 단색 외장 대신 꽃무늬 등 일본의 전통 문양이 디자인될 예정이다.

첨단 환경자동차에 문화를 담겠다는 포부다.

마쓰시게 부학장은 "자동차 가격은 200만엔(약 2000만원)을 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미쓰비시 등이 내년부터 본격 판매할 전기 차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토=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