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무임승차 민노총은 각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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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도 이제는 국민 호응도 얻고 명분도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투쟁방향을 바꿔야 한다."(민노총 대의원대회에 참석한 한 대의원)
"파업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심심한가."(민노총 홈페이지 게시판 아이디:촛불든 시민)
민주노총이 19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소집,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와 관련한 총파업안을 상정하자 대의원대회 현장과 민노총 게시판 등에서 '불법 정치파업 강행 결정'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민노총 대의원대회는 전체 대의원 996명 중 549명이 참석,정치파업에 대한 노조원들의 저조한 관심을 그대로 반영했다.
"총파업 결정에 이의있느냐"는 이석행 위원장의 발언에 몇몇 대의원이 이의신청을 했지만,의견은 묵살되고 총파업 결정은 대의원대회를 통과했다.
이에 회의장 곳곳에서는 민노총 지도부의 정치파업을 비난하는 대의원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의 대의원 A씨는 "이번 총파업 선언은 민주노총이 잘못 판단한 것"이라며 "학생과 시민들이 차려놓은 촛불밥상에 민노총이 뒤늦게 들어가 주체가 되겠다는 것 자체가 못마땅하다"고 민노총 지도부를 비판했다.
그는 "해마다 정치파업에 나서는 현대차에 대한 울산 시민들의 시선이 좋지 않아 현대차 작업복을 입고 다니는 게 부끄러울 정도"라며 "파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현대차 지부의 경우 큰 호응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고 잘라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의원도 "파업은 명분이 있고 정당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찬성률부터 논란이 있었고 모양새도 우습게 됐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민노총 홈페이지에서도 정치파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아이디 '윤응철'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일거리를 없애고 있는 막가파 민주노총의 무조건 파업도 이젠 지겹다"고 비난했다.
아이디 '일반시민'은 "촛불집회와 아무 관련 없는 노동단체가 무임승차하겠다는 것"이라며 "제발 정치파업을 그만하고 자숙하라"고 일침을 놨다.
노동 관련 법규와 노조규약을 무시하고 파업을 강행하는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아이디 '민노총개념좀챙겨라'는 "투표 참석자 대비 과반수로 파업을 한다면 10만명 중 단 3명만 참석해서 2명이 찬성하면 파업에 돌입해도 된다는 논리"라며 "노조는 노조원의 권리를 위해 회사와 교섭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민노총은 노조를 악용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내달 2일 하루 동안 총파업을 하고 3일부터 5일까지 간부 조합원을 중심으로 상경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이날 화물연대가 물류파업을 종료키로 함에 따라 민노총 파업동력은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화물연대에 이어 '2번 타자'로 내세운 건설기계 노조의 파급력이 화물연대와는 비교가 안 되는 데다 이미 상당수 조합원들이 현장으로 복귀하면서 파업 열기마저 사그라든 상태다.
총파업 개시일인 내달 2일까지 파업 분위기를 끌고 간다는 민노총의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김동욱/오진우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