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별인사 ‥ '마지막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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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강의 > 랜디 포시 외 지음 | 심은우 옮김 | 살림출판사 | 288쪽 | 1만2000원
죽음은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다.
영원한 불청객.살아 있는 자의 주위를 맴돌며 결정적 순간을 노리는 검은 염탐꾼.한 생명의 목줄을 잡았다 하면 휘몰아치듯 이승의 문지방을 넘어가기도 하고 몇 달 혹은 몇 년이란 길지 않은 유예 기간을 두고 괴롭힐 때도 있다.
불치의 나락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마지막 사투는 대개가 속절없지만 운명의 거대한 힘을 인정하고 최후를 준비하는 의연한 모습들도 자주 목격된다.
특히 의사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라는 통첩을 받았음에도 예전보다 더 열심히 살며 사랑하는 아름다운 여정이 우리 주위에는 많다.
<마지막 강의>의 저자 역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47세.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컴퓨터공학 교수.한 아내의 남편이자 여섯 살,세 살,18개월 된 세 아이의 아빠.췌장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지만 누구보다 당당한 가장.작년 9월에 있었던 고별 강연으로 사람들을 울리고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1000만명의 눈시울을 적신 남자다.
'2006년 여름,윗배에 약간의 통증이 왔다.
얼마 후 황달이 찾아왔고 의사들은 간염을 의심했다.
하지만 결과는 췌장암.환자의 절반이 발병 6개월 내에 죽고 96%가 5년을 넘기지 못하는 무서운 병이었다.
주치의는 종양은 물론 담낭과 췌장의 3분의 1,위의 3분의 1,그리고 소장의 상당 부분을 잘라내는 수술을 감행했다.
몸무게가 20㎏이나 줄었고 걷기도 어려운 지경이었다.
치료 효과가 있었는지 작년 1월엔 종양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나는 힘을 되찾았다.'
그러나 그것뿐이었다.
8월의 정기검진 결과는 삶의 의욕을 완전히 꺾을 정도였다.
암이 간으로 전이됐다는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이제부터는 항암 치료가 아닌 생명 연장을 위한 화학 요법만이 대안이라는 얘기였다.
부부는 힘든 시간을 견뎌야 했다.
잠에서 깨어나 같이 울고,다시 잠을 청하고,또 깨어나 울었다.
하지만 그대로 무너질 수는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별 인사'는 이렇게 태어났다.
그는 마지막 강의(동영상 사이트 www.thelastlecture.com)에서 죽음이 아니라 삶을 이야기했다.
인생의 장애물을 헤쳐 나가는 법,다른 사람들이 꿈을 이룰 수 있게 돕는 방법,모든 순간을 값지게 사는 법을 말했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감사하는 마음을 보여 주세요,항상 준비하세요,사과하세요,지금 바로 이 순간을 즐기세요….' 모든 것을 초월한 자만이 보여 줄 수 있는 용기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 아이들과의 추억 만들기에 바쁜 랜디 포시.그에게 진정 기적은 없는 걸까.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
죽음은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다.
영원한 불청객.살아 있는 자의 주위를 맴돌며 결정적 순간을 노리는 검은 염탐꾼.한 생명의 목줄을 잡았다 하면 휘몰아치듯 이승의 문지방을 넘어가기도 하고 몇 달 혹은 몇 년이란 길지 않은 유예 기간을 두고 괴롭힐 때도 있다.
불치의 나락에서 벗어나려는 인간의 마지막 사투는 대개가 속절없지만 운명의 거대한 힘을 인정하고 최후를 준비하는 의연한 모습들도 자주 목격된다.
특히 의사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라는 통첩을 받았음에도 예전보다 더 열심히 살며 사랑하는 아름다운 여정이 우리 주위에는 많다.
<마지막 강의>의 저자 역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47세.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컴퓨터공학 교수.한 아내의 남편이자 여섯 살,세 살,18개월 된 세 아이의 아빠.췌장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지만 누구보다 당당한 가장.작년 9월에 있었던 고별 강연으로 사람들을 울리고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1000만명의 눈시울을 적신 남자다.
'2006년 여름,윗배에 약간의 통증이 왔다.
얼마 후 황달이 찾아왔고 의사들은 간염을 의심했다.
하지만 결과는 췌장암.환자의 절반이 발병 6개월 내에 죽고 96%가 5년을 넘기지 못하는 무서운 병이었다.
주치의는 종양은 물론 담낭과 췌장의 3분의 1,위의 3분의 1,그리고 소장의 상당 부분을 잘라내는 수술을 감행했다.
몸무게가 20㎏이나 줄었고 걷기도 어려운 지경이었다.
치료 효과가 있었는지 작년 1월엔 종양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나는 힘을 되찾았다.'
그러나 그것뿐이었다.
8월의 정기검진 결과는 삶의 의욕을 완전히 꺾을 정도였다.
암이 간으로 전이됐다는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이제부터는 항암 치료가 아닌 생명 연장을 위한 화학 요법만이 대안이라는 얘기였다.
부부는 힘든 시간을 견뎌야 했다.
잠에서 깨어나 같이 울고,다시 잠을 청하고,또 깨어나 울었다.
하지만 그대로 무너질 수는 없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별 인사'는 이렇게 태어났다.
그는 마지막 강의(동영상 사이트 www.thelastlecture.com)에서 죽음이 아니라 삶을 이야기했다.
인생의 장애물을 헤쳐 나가는 법,다른 사람들이 꿈을 이룰 수 있게 돕는 방법,모든 순간을 값지게 사는 법을 말했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감사하는 마음을 보여 주세요,항상 준비하세요,사과하세요,지금 바로 이 순간을 즐기세요….' 모든 것을 초월한 자만이 보여 줄 수 있는 용기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 아이들과의 추억 만들기에 바쁜 랜디 포시.그에게 진정 기적은 없는 걸까.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