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은행 점포를 유치하기로 하면서 은행가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에 들어간 은행'이라는 상징성을 얻기 위해서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청와대가 지난 10일 실시한 은행 점포 입점 제안에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은행 농협 등 국내 주요 은행 대부분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최근 외부 민원인 접견 장소로 쓰고 있는 북악안내실 건물을 증축하면서 직원들과 민원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은행 점포를 유치하기로 했다.

현재 청와대 내에는 국민은행과 농협이 설치해 놓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몇 대만 있을 뿐 은행 영업점은 없어 2000여명의 직원들과 드나드는 민원인들이 상당한 불편을 겪고 있다.

청와대 직원 중 은행 창구 업무를 봐야 하는 사람은 삼청동이나 효자동 등의 시중은행 영업점을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청와대로부터 점포 입점 제안이 와 검토 후 즉각 입점 의향서를 제출했다"며 "국가 최고기관인 청와대에 입점했다는 상징성과 청와대 첫 입주라는 점 등으로 제안을 받은 은행 대부분이 의향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제안서를 제출한 은행들은 각각 당위성을 강조하며 좋은 점수를 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협은 모든 정부 청사에 입주해 있다는 점을 들고 있으며,국민은행도 이전부터 ATM을 설치했다며 우선권을 주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정부가 대주주인 '토종 은행론'을 내세우며 청와대 입성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신한 하나 외환 등 다른 은행들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르면 이달 말께 입점 은행을 선정할 계획이며,이에 따라 청와대 내 은행 점포는 8월께부터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