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에 대한 여러 가지 재교육 프로그램을 시도해봤으나 효과가 적어 직원들에게 책을 읽히니 자발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업무역량이 증대됐습니다.

독서를 통해 기르고 발견한 통찰력과 아이디어 등을 문제 해결에 적용하고자 실천하는 노력과,그 효과를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보다 많은 가치를 효율적으로 창조하게 된 것이죠."

김석수 동서식품 부회장이 1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기업 CEO 초청 독서특강'에서 밝힌 독서경영 성공 사례다.

김 부회장은 '창조경영을 위한 독서경영'을 주제로 열린 이날 특강에서 동서식품이 2005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원격독서교육 프로그램'의 운영 및 효과를 소개했다.

올해로 설립 40주년을 맞은 동서식품은 미국 크래프트사와 50 대 5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합작 회사.파트너와 기업문화가 다른 데다 안정적 성장과 수익성에 만족해 혁신 의지가 취약했고,소수 정예 위주로 인력을 운용하다 보니 여유 인력이 없어 교육 기회도 부족했다.

고민에 빠졌던 경영진은 2005년 한국생산성본부가 제안한 3개월 과정의 '원격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채택했다.

이 프로그램은 경제지식,비즈니스 능력,경영정보,사무자동화(OA),자기계발 등 본인이 희망하는 과정을 선택해 한 달에 1권의 책을 읽도록 하는 것.참가 직원이 책을 읽은 후 교육기관 사이트에 접속해 리포트를 제출하면 교육기관의 전문위원이 이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고과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직원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퇴근 후 또는 휴일 집에서,출퇴근 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점심식사 후 사무실에서 책을 읽는 사원이 급증했다.

최소한 한 달에 1권의 책을 규칙적으로 읽을 수 있고,업무 외에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데다 교육비도 공짜라는 점 등이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자극했다.

김 부회장은 "단순 전달 매커니즘이 아니라 학습자가 스스로 학습 속도를 선택함으로써 자율적이며 자기 주도적인 학습이 가능했고,원격 교육이므로 업무 공백 문제도 최소화하면서 직무 능력을 향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특강에서는 또 도정일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대표(경희대 명예교수)가 주제 발표를 통해 "성공한 세계적 CEO들은 경영이나 비즈니스에 관한 책뿐만 아니라 시,소설,전기,역사,철학 등 인문학 서적이나 예술서 등 창조적 지식과 통찰의 원천이 되는 책들을 읽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특강에는 정병철 전경련 부회장,백낙환 인제대병원 이사장,이종수 현대건설 대표,서영태 현대오일뱅크 사장,김해관 동원F&B 대표,임동인 대상그룹 대표 등 기업 CEO와 임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