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똑똑한(?) 환자들…잘못 알면 '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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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에 비하면 요즘 환자들은 똑똑하고 자기주장이 강해 건강지식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쏠림현상이 심한 편이다.
이렇다보니 '○○에 ○○가 좋더라'는 등 민간요법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검증되지 않은 특정 의료정보를 여과없이 받아들여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환자는 의사의 권고를 중시하고 스스로 공부해 이 같은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끔씩 진료하다 보면 피곤한데 영양주사를 뇌달라는 환자들이 많다.
링거액은 식염수 소금 포도당으로 이뤄져 있다.
링거액은 응급상황에 처해 탈수가 우려되거나 혈관에 주사제를 투입하기 위해 안전한 경로를 확보하려고 놓는 게 원칙이다.
따라서 병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사람이 링거액 주사를 맞는 것은 꿀물을 타 먹거나 자양강장 드링크 한 병을 마시는 것보다 못하다.
아미노산 주사는 영양소를 정상적으로 섭취하지 못하거나 단백질 섭취량이 크게 부족한 고령자에게 필요하다.
이런 사람들의 상당수는 간기능이 떨어져 있다.
이들에게 방향족 아미노산(트립토판 티로신 메티오닌 등)이 들어있는 아미노산 주사제를 투여하면 뇌성혼수를 유발할 수 있다.
뇌성혼수란 단백질의 아미노산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아 잔류한 암모니아가 뇌에 영향을 미쳐 혼수상태를 초래하는 것이다.
간에 가장 좋은 것은 간을 쉬게 하는 것이고 먹는 음식의 종류도 단순 담백한 것이 좋다.
'귀한 영양제'로 통하는 알부민은 과잉 출혈로 쇼크에 빠지거나 화상,간질환,신장병으로 혈액 내 단백질이 부족할 때 투여한다.
알부민이 부족하면 쇼크가 일어나거나 복수(배에 물이 차는 것)가 나타나지만 정상치 이상으로 넘치면 모두 소변으로 빠져나가므로 건강한 사람까지 애써 품귀상태인 알부민을 구해 맞는 것은 옳지 않다.
골다공증 예방이나 골절 치료에는 곰탕이나 사골탕처럼 뼈를 고아먹는 게 상식이 돼 있다.
그러나 사골뼈를 삶으면 인이 우러나와 이를 사람이 마실 경우 오히려 인체 내 뼛속의 칼슘이 혈액으로 빠져나와 몸에 해로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관점도 완전히 맞는 것은 아니다.
곰탕이나 사골탕 등에는 칼슘 흡수를 돕는 단백질도 같이 들어있기 때문에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골절치료에는 특정음식에 대한 기대보다 여러 영양소를 균형있게 충분히 섭취하는 게 더 중요하다.
관절염에 고양이나 지네가 좋다는 것은 낭설이다.
옥상에서 뛰어내려도 아무런 이상이 없을 정도로 유연한 관절을 가진 고양이와 수많은 관절로 이뤄진 지네의 형상을 보고 이런 미신적인 민간요법이 생긴 것이다.
실제 주위에서 고양이나 지네를 각각 200마리씩 먹었으나 효험을 봤다는 환자를 본 적이 없다.
호두 속이 사람의 뇌와 비슷하다고 해서 호두를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믿음이 퍼져 있다.
땅콩 잣 아몬드 등 다른 견과류와 마찬가지로 호두에는 불포화지방산이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되는 포화지방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함유돼 있다.
특히 심혈관질환 예방과 지능발달에 도움이 되는 오메가-3 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한 줌만 먹으면 하루 섭취권장량을 채울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호두는 열량이 높아 많이 먹으면 비만해지고 산화물질이 혈관에 쌓여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루에 한두 개 이상은 좋지 않다.
지능이 확연하게 발달될 것이란 기대도 바람직하지 않다.
검정콩이나 검정깨는 머리를 검게 한다고 해서 건강식품에 자주 첨가되고 있다.
머리카락은 단백질이 충분히 공급돼야 탈모가 되지 않고 윤기가 난다.
검정콩이나 검정깨에 포함된 단백질과 머리카락 간 상관성을 입증할 만한 영양학적 가치는 입증된 바 없다.
숙변은 없다.
한의학에서는 오래된 대변이 배출되지 않고 남아 있으면 병을 일으킨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장 내부에는 항상 윤활유처럼 미끄러운 활액이 분비돼 어지간해서는 음식 찌꺼기가 달라붙기 힘들다.
설령 어렵사리 달라붙는다 해도 장의 점막이 계속 탈피하는 과정을 거치므로 언젠가는 몸 밖으로 빠져나가게 돼 있다.
변비는 장에 굴곡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위에서 변이 다른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오래 머물러 쉽게 배출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장은 항상 꿈틀거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음식을 먹고 물을 충분히 마시며 운동을 적절히 하면 얼마든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물을 많이 마실수록 간이나 혈액에 낀 노폐물을 씻어내는 데 좋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물이 직접적으로 이런 역할을 하는지는 입증되지 않았다.
음식물 외에 하루 1.2ℓ가량을 맹물이나 음료로 보충해주는 게 표준이다.
그래서 하루 8잔가량의 물을 마시는 게 권장된다.
이 중 아침에 두 잔 정도의 물은 보약이 되지만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식사 도중에 물을 마시면 위산이 희석되기는 하나 소화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이것이 전반적인 소화능력에 좋으냐 나쁘냐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물이 부족하면 뇌에서 신호를 보낸다.
이를 무시하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벌컥벌컥 마셨다간 신장이 감당하지 못해 순간적인 어지럼증 또는 뇌부종(속칭 물중독)을 일으키므로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게 좋다.
/선우성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렇다보니 '○○에 ○○가 좋더라'는 등 민간요법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검증되지 않은 특정 의료정보를 여과없이 받아들여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환자는 의사의 권고를 중시하고 스스로 공부해 이 같은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끔씩 진료하다 보면 피곤한데 영양주사를 뇌달라는 환자들이 많다.
링거액은 식염수 소금 포도당으로 이뤄져 있다.
링거액은 응급상황에 처해 탈수가 우려되거나 혈관에 주사제를 투입하기 위해 안전한 경로를 확보하려고 놓는 게 원칙이다.
따라서 병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사람이 링거액 주사를 맞는 것은 꿀물을 타 먹거나 자양강장 드링크 한 병을 마시는 것보다 못하다.
아미노산 주사는 영양소를 정상적으로 섭취하지 못하거나 단백질 섭취량이 크게 부족한 고령자에게 필요하다.
이런 사람들의 상당수는 간기능이 떨어져 있다.
이들에게 방향족 아미노산(트립토판 티로신 메티오닌 등)이 들어있는 아미노산 주사제를 투여하면 뇌성혼수를 유발할 수 있다.
뇌성혼수란 단백질의 아미노산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아 잔류한 암모니아가 뇌에 영향을 미쳐 혼수상태를 초래하는 것이다.
간에 가장 좋은 것은 간을 쉬게 하는 것이고 먹는 음식의 종류도 단순 담백한 것이 좋다.
'귀한 영양제'로 통하는 알부민은 과잉 출혈로 쇼크에 빠지거나 화상,간질환,신장병으로 혈액 내 단백질이 부족할 때 투여한다.
알부민이 부족하면 쇼크가 일어나거나 복수(배에 물이 차는 것)가 나타나지만 정상치 이상으로 넘치면 모두 소변으로 빠져나가므로 건강한 사람까지 애써 품귀상태인 알부민을 구해 맞는 것은 옳지 않다.
골다공증 예방이나 골절 치료에는 곰탕이나 사골탕처럼 뼈를 고아먹는 게 상식이 돼 있다.
그러나 사골뼈를 삶으면 인이 우러나와 이를 사람이 마실 경우 오히려 인체 내 뼛속의 칼슘이 혈액으로 빠져나와 몸에 해로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관점도 완전히 맞는 것은 아니다.
곰탕이나 사골탕 등에는 칼슘 흡수를 돕는 단백질도 같이 들어있기 때문에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골절치료에는 특정음식에 대한 기대보다 여러 영양소를 균형있게 충분히 섭취하는 게 더 중요하다.
관절염에 고양이나 지네가 좋다는 것은 낭설이다.
옥상에서 뛰어내려도 아무런 이상이 없을 정도로 유연한 관절을 가진 고양이와 수많은 관절로 이뤄진 지네의 형상을 보고 이런 미신적인 민간요법이 생긴 것이다.
실제 주위에서 고양이나 지네를 각각 200마리씩 먹었으나 효험을 봤다는 환자를 본 적이 없다.
호두 속이 사람의 뇌와 비슷하다고 해서 호두를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믿음이 퍼져 있다.
땅콩 잣 아몬드 등 다른 견과류와 마찬가지로 호두에는 불포화지방산이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되는 포화지방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함유돼 있다.
특히 심혈관질환 예방과 지능발달에 도움이 되는 오메가-3 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한 줌만 먹으면 하루 섭취권장량을 채울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호두는 열량이 높아 많이 먹으면 비만해지고 산화물질이 혈관에 쌓여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루에 한두 개 이상은 좋지 않다.
지능이 확연하게 발달될 것이란 기대도 바람직하지 않다.
검정콩이나 검정깨는 머리를 검게 한다고 해서 건강식품에 자주 첨가되고 있다.
머리카락은 단백질이 충분히 공급돼야 탈모가 되지 않고 윤기가 난다.
검정콩이나 검정깨에 포함된 단백질과 머리카락 간 상관성을 입증할 만한 영양학적 가치는 입증된 바 없다.
숙변은 없다.
한의학에서는 오래된 대변이 배출되지 않고 남아 있으면 병을 일으킨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장 내부에는 항상 윤활유처럼 미끄러운 활액이 분비돼 어지간해서는 음식 찌꺼기가 달라붙기 힘들다.
설령 어렵사리 달라붙는다 해도 장의 점막이 계속 탈피하는 과정을 거치므로 언젠가는 몸 밖으로 빠져나가게 돼 있다.
변비는 장에 굴곡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위에서 변이 다른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오래 머물러 쉽게 배출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장은 항상 꿈틀거리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음식을 먹고 물을 충분히 마시며 운동을 적절히 하면 얼마든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물을 많이 마실수록 간이나 혈액에 낀 노폐물을 씻어내는 데 좋다고 생각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물이 직접적으로 이런 역할을 하는지는 입증되지 않았다.
음식물 외에 하루 1.2ℓ가량을 맹물이나 음료로 보충해주는 게 표준이다.
그래서 하루 8잔가량의 물을 마시는 게 권장된다.
이 중 아침에 두 잔 정도의 물은 보약이 되지만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식사 도중에 물을 마시면 위산이 희석되기는 하나 소화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이것이 전반적인 소화능력에 좋으냐 나쁘냐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물이 부족하면 뇌에서 신호를 보낸다.
이를 무시하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벌컥벌컥 마셨다간 신장이 감당하지 못해 순간적인 어지럼증 또는 뇌부종(속칭 물중독)을 일으키므로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게 좋다.
/선우성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