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스타'없는 바이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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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아직도 바이오 후진국입니다.
모두 힘을 합쳐 '바이오 코리아'를 알리기에도 역부족인 마당에 우리 지방자치단체들은 (외국인 입장에서) 듣도 보도 못한 자기네 지역이 '한국 최고의 바이오 단지'라며 투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으니…."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박람회인 '바이오2008' 컨벤션 센터.행사장 한켠에 마련된 '한국관'에서 만난 국내 한 바이오업체 임원은 'Pride Gyeongbuk(프라이드 경북)'이 크게 새겨진 부스를 보더니 한숨부터 내쉬었다.
뭐라고 썼는지 읽기조차 버거운 지역에 얼마나 많은 외국 기업들이 관심을 갖겠느냐는 이유에서였다.
다른 지자체도 상황은 비슷했다.
경북관 맞은 편에 자리잡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영문 이니셜인 'IFEZ'를 간판으로 내걸었고,충북관은 'OSONG Technopolis(오송 생명과학단지)'를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하나같이 생소한 이름일 뿐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든 뒤 몇 년에 걸쳐 홍보했다면 이보다는 관심을 끌 수 있었을 터.하지만 '선택과 집중'보다는 '지역별 나눠주기'에 치중한 정부 정책이 지자체들의 '넘치는 의욕'과 맞물리면서 국내에는 이미 30개가 넘는 '자칭' 바이오 클러스터들이 생긴 상태다.
이 중 상당수는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바이오의 A부터 Z까지 갖춘 명실상부한 클러스터를 꿈꾸고 있다.
클러스터별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A기업이 오송을 택하면 다른 클러스터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해지기 쉽다.
현장에서 만난 한 제약사 직원은 푸념했다.
"한국 최대 제약사인 동아제약의 지난해 매출(6359억원)이 미국 화이자(약 50조원)의 80분의 1 수준이지요.
바이오 기업 중 제일 잘 나간다는 셀트리온(635억원)도 미국 암젠(15조원)의 200분의 1에도 못 미칩니다.
한국 바이오 산업의 위상이 이런데도 동네마다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든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그나마도 미약한 '바이오 코리아'의 힘만 분산시킬 뿐입니다."
샌디에이고(미국)=오상헌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ohyeah@hankyung.com
모두 힘을 합쳐 '바이오 코리아'를 알리기에도 역부족인 마당에 우리 지방자치단체들은 (외국인 입장에서) 듣도 보도 못한 자기네 지역이 '한국 최고의 바이오 단지'라며 투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으니…."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바이오 박람회인 '바이오2008' 컨벤션 센터.행사장 한켠에 마련된 '한국관'에서 만난 국내 한 바이오업체 임원은 'Pride Gyeongbuk(프라이드 경북)'이 크게 새겨진 부스를 보더니 한숨부터 내쉬었다.
뭐라고 썼는지 읽기조차 버거운 지역에 얼마나 많은 외국 기업들이 관심을 갖겠느냐는 이유에서였다.
다른 지자체도 상황은 비슷했다.
경북관 맞은 편에 자리잡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영문 이니셜인 'IFEZ'를 간판으로 내걸었고,충북관은 'OSONG Technopolis(오송 생명과학단지)'를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하나같이 생소한 이름일 뿐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간판'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든 뒤 몇 년에 걸쳐 홍보했다면 이보다는 관심을 끌 수 있었을 터.하지만 '선택과 집중'보다는 '지역별 나눠주기'에 치중한 정부 정책이 지자체들의 '넘치는 의욕'과 맞물리면서 국내에는 이미 30개가 넘는 '자칭' 바이오 클러스터들이 생긴 상태다.
이 중 상당수는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바이오의 A부터 Z까지 갖춘 명실상부한 클러스터를 꿈꾸고 있다.
클러스터별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A기업이 오송을 택하면 다른 클러스터의 힘은 상대적으로 약해지기 쉽다.
현장에서 만난 한 제약사 직원은 푸념했다.
"한국 최대 제약사인 동아제약의 지난해 매출(6359억원)이 미국 화이자(약 50조원)의 80분의 1 수준이지요.
바이오 기업 중 제일 잘 나간다는 셀트리온(635억원)도 미국 암젠(15조원)의 200분의 1에도 못 미칩니다.
한국 바이오 산업의 위상이 이런데도 동네마다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든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그나마도 미약한 '바이오 코리아'의 힘만 분산시킬 뿐입니다."
샌디에이고(미국)=오상헌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