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弗 들여 6000만弗 기름 절약
고유가 추세가 지속되면서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연료 절감형 '날개 달린 배'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2일 "두 달 전에 '날개 달린 선박'을 세계 최초로 인도받은 독일 선주가 6척의 배에 날개를 장착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며 "원유 가격이 비싸지면서 다른 선주들로부터도 관련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2006년 독일 해운회사인 하팍로이드로부터 수주한 86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개 크기)급 컨테이너선에 처음으로 날개를 달아 지난 4월 인도했다.
프로펠러 뒤 방향타에 날개 모양의 장치를 부착한 것으로,다른 배에 비해 연료 절감 효과가 크다.
현대중공업은 배의 꼬리 부분에 날개 모양의 장치를 장착하면 배를 띄우는 양력이 생겨 적은 연료로 선박을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료 절감 효과는 4~6% 정도다.
하루 300t 이상의 연료(벙커C유)를 소비하는 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연간 240만달러가량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 현대중공업의 계산이다.
컨테이너선 수명이 평균 25년가량임을 감안하면 1척당 6000만달러어치의 기름을 절약하게 되는 셈이다.
날개를 다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50만달러정도여서 두 달 반만 운항하면 설치비를 뽑을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날개 기술에 대해 이미 국내특허 등록을 완료했고 미국 독일 등 10개국에도 특허 출원을 해 놓은 상태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날개 달린 선박은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기술"이라며 "앞으로 양산시스템을 갖춰 연간 30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