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 경선의 막이 올랐다.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정몽준 최고위원은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30분 간격으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김경안 전북도당 위원장이 지난 11일,진영 의원이 15일,공성진 의원이 17일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선언했으며 19일에는 박순자 의원과 허태열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한나라당은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전당대회를 통해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며 이 중 1위 득표자가 사실상의 당대표인 '대표 최고위원'의 자리를 거머쥐게 된다.

박 전 부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청와대에 고분고분한 여당이 아니라 할 말은 하는 '꼿꼿한 여당'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도 "당 대표가 되면 각부 장관들과 최고위원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당정 간 대화채널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까지의 판세는 70%가 반영되는 대의원 투표에서는 박 전 부의장이,30%의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정 최고위원이 앞서는 분위기다.

당에서 대표권한대행,원내총무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박 전 부의장은 자신이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친이(親李)는 물론 친박(親朴)으로부터도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아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했다.

하지만 19일 CBS-리얼미터 조사에서는 26.8%를 얻은 정 최고위원에 대한 선호도가 박 전 부의장을 10%포인트 정도 앞서는 등 일반 국민 사이에는 정 최고위원에 대한 지지도가 높다.

결국 승패는 대의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대세론을 박 전 부의장이 경선 막판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와 정 최고위원이 일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바람으로 대의원을 얼마나 흔들어놓을 수 있을지에 달렸다.

친박의 표심도 변수다.

1인2표제로 치러지는 대의원 투표에서 친박 대의원들은 첫 번째 표는 허태열 진영 의원 등 친박계 후보에게 던지고 두 번째로 누구를 찍을지 고민하게 된다.

친이의 공성진 의원은 박 전 부의장과의 연대를 통해 친이표를 결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정 최고위원 측에서는 허 의원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친박 대의원들의 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