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매각 표류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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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여를 끌어온 외환은행 매각작업이 계속 표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외환은행 매각의 변수로 여겨졌던 외환카드 주가조작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24일 예정돼 있지만,금융위원회는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더라도 당장 론스타와 HSBC 간 매매계약을 승인해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에서는 이에 따라 내달 초 론스타와 HSBC가 계약을 파기하고 론스타는 하반기 중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지분을 분할해 파는 블록세일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외환은행의 새 주인은 결국 지분매집 경쟁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금융위 "연내 승인 어렵다"
금융위는 최근 촛불집회를 계기로 외환은행에 대한 입장을 180도 바꿨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외환은행 헐값 매각 재판은 아직 1심 판결도 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당국이 분명한 신호를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올 연말까지는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어떠한 검토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는 새 정부 출범 초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가장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정반대되는 발언이다.
전 위원장은 지난 5일 "아무리 국익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다 하더라도 국민적 정서를 감안해 충분히 공감을 얻겠다"고 언급,유보적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HSBC 포기 가능성 높아져
금융위가 입장을 선회하면서 HSBC가 론스타와 맺은 외환은행 지배지분(51.02%) 인수계약을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란 게 금융계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HSBC도 이미 인수 포기 가능성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샌디 프로커트 HSBC 아시아·태평양 회장(CEO)은 지난 1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계약 시한인 7월 말까지 한국 정부로부터 승인받지 못하면 HSBC와 론스타는 각자의 입장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HSBC)에게는 다른 선택도 있다"고 말했다.
HSBC와 론스타는 이달 말 1차 계약연장 시점이 만료되면 내달 초엔 양측 누구라도 계약을 파기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의 바뀐 입장을 확인한 HSBC로서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2심 판결 후 상고가 뒤따른다면 내달 초에는 포기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론스타의 선택은
금융위가 상당 기간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늦출 태세인 만큼 론스타로서도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경영권 매각 이외의 대안을 선택해야 할 상황이다.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펀드의 속성상 마냥 기다릴 수만도 없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론스타가 선택할 대안은 블록세일 이외에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만약 론스타가 블록세일에 나선다면 외환은행 경영권은 증권시장 내 지분매집으로 결정된다.
국민 하나 등 외환은행에 눈독을 들이는 국내 은행들은 일단 블록세일에 모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장내에서 누가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주인이 가려질 공산이 커 보인다.
일각에선 국민 하나 등 은행들이 경쟁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필요한 절대 지분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정부가 다시 주인이 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외환은행 매각의 변수로 여겨졌던 외환카드 주가조작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24일 예정돼 있지만,금융위원회는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더라도 당장 론스타와 HSBC 간 매매계약을 승인해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에서는 이에 따라 내달 초 론스타와 HSBC가 계약을 파기하고 론스타는 하반기 중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지분을 분할해 파는 블록세일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외환은행의 새 주인은 결국 지분매집 경쟁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금융위 "연내 승인 어렵다"
금융위는 최근 촛불집회를 계기로 외환은행에 대한 입장을 180도 바꿨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외환은행 헐값 매각 재판은 아직 1심 판결도 나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당국이 분명한 신호를 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올 연말까지는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어떠한 검토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는 새 정부 출범 초기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가장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정반대되는 발언이다.
전 위원장은 지난 5일 "아무리 국익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다 하더라도 국민적 정서를 감안해 충분히 공감을 얻겠다"고 언급,유보적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HSBC 포기 가능성 높아져
금융위가 입장을 선회하면서 HSBC가 론스타와 맺은 외환은행 지배지분(51.02%) 인수계약을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란 게 금융계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HSBC도 이미 인수 포기 가능성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샌디 프로커트 HSBC 아시아·태평양 회장(CEO)은 지난 1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계약 시한인 7월 말까지 한국 정부로부터 승인받지 못하면 HSBC와 론스타는 각자의 입장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HSBC)에게는 다른 선택도 있다"고 말했다.
HSBC와 론스타는 이달 말 1차 계약연장 시점이 만료되면 내달 초엔 양측 누구라도 계약을 파기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의 바뀐 입장을 확인한 HSBC로서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2심 판결 후 상고가 뒤따른다면 내달 초에는 포기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론스타의 선택은
금융위가 상당 기간 외환은행 매각 승인을 늦출 태세인 만큼 론스타로서도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경영권 매각 이외의 대안을 선택해야 할 상황이다.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펀드의 속성상 마냥 기다릴 수만도 없기 때문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론스타가 선택할 대안은 블록세일 이외에 없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만약 론스타가 블록세일에 나선다면 외환은행 경영권은 증권시장 내 지분매집으로 결정된다.
국민 하나 등 외환은행에 눈독을 들이는 국내 은행들은 일단 블록세일에 모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장내에서 누가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주인이 가려질 공산이 커 보인다.
일각에선 국민 하나 등 은행들이 경쟁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필요한 절대 지분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정부가 다시 주인이 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