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받는 '여의도 정치' … 靑 대폭교체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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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단행된 청와대 참모진 인사 과정에선 당ㆍ청 간 역학관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여러 면에서 한나라당의 '파워'가 셌다는 게 입증되면서 '여의도 정치'가 힘을 받을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인사 과정에서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해 대부분 관철시켰다.
쇠고기 문제가 불거진 초기부터 한나라당은 청와대 내에서 소폭 내지 중폭 물갈이설이 나오자 '대통령의 오른팔'로 통하는 류우익 전 실장을 포함한 참모진의 대폭 교체를 강하게 주장했다.
특히 '대통령의 측근 중 측근'으로 불리는 곽승준 전 국정기획수석이 물러나고 그 자리에 박재완 정무수석이 앉게 된 데는 당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수석은 물러나기 전날만 해도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강했다.
곽 전 수석이 교체된 데는 공기업 개혁을 놓고 당과 마찰을 빚은 게 결정적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22일 "공기업 속도 조절론을 주장하는 임태희 정책위의장과 정부 출범 1년 안에 반드시 해야 한다는 곽 전 수석 간에 이견이 컸던 게 (경질의) 결정적 이유"라고 전했다.
임 의장은 이날 '공기업 민영화를 후순위로 하겠다고 했는데 대통령과 엇박자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통령도 최우선 과제는 민생과제라고 했다"며 입장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한나라당 내에선 내달 3일 전당대회 전까지 '홍준표 원내대표-임태희 의장'투톱 라인의 목소리가 한층 커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자청,민간의료보험 도입 백지화를 선언하는 등 일찌감치 주도권을 잡았다.
이번 인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임 의장 등 한나라당 인사들에게 상당 부분 의존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당에 힘이 실리는 요인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청와대의 전열 재정비를 마친 후 국정 운영 구상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나라당은 결국 이를 뒷받침하는 '보조'역할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맹형규 정무수석과 박형준 홍보기획관 내정자가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우선하려 할 가능성이 높아 당과 주도권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홍영식/이준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