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년간 1억달러(약 1000억원) 정도를 한국의 유망한 중소 제조업체에 투자할 생각입니다.이들 중소기업을 내년 하반기쯤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시킬 계획입니다."

크리스토퍼 이퍼드 AAI 회장(사진)은 지난 20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정보기술(IT) 제조 및 자동차 부품 관련 제조업체 6~7개 정도를 유망 투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퍼드 회장은 AAI 한국지사(지사장 김창석)를 통해 투자 대상 중소기업을 직접 탐방하기 위해 지난 17일 한국을 방문했다.

AAI는 주로 미국과 유럽의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유치한 자금으로 중국 베트남 브라질 터키 등 아시아 지역과 중동 동유럽 등 31개국의 중소 제조기업에 투자한 뒤 상장 등을 통해 이익을 실현하는 사모펀드 운용회사.총 투자 규모는 20억~30억달러며 이머징마켓의 중소 제조업체 등을 타깃으로 한 '틈새펀드' 회사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본사는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있다.

AAI는 통상의 기업공개(IPO) 방식이 아닌 AIPO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투자 대상 업체를 나스닥에 상장시키고 있다.

미국에서는 20여년 전부터 시작된 AIPO는 AAI가 사전에 제3시장의 상장 회사를 사들인 뒤 투자 대상 중소기업에 투자금을 제공하는 동시에 이 상장 회사의 지분을 인수시켜 해당 중소기업이 곧바로 제3시장에 상장된 효과를 갖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는 투자와 우회상장 방식을 혼용한 것으로 중소기업이 나스닥에 직상장하는 것보다 제3시장을 통해 나스닥에 진출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이퍼드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AIPO는 AAI가 사전에 제3시장의 회사를 인수하는 등 기업공개 과정의 리스크를 떠안는다"며 "이미 중국 등에서도 이 같은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된 업체가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또 "투자와 동시에 나스닥에 상장시키는 만큼 기술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진입,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중소업체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번 한국 방문 결과) 한국 중소 제조업체들이 이 같은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확신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