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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카지노 관광의 메카가 미국에서 아시아로 바뀌고 있다.

마카오는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매출액을 처음 넘어서 '카지노 왕국'의 자리에 올랐다.

올 1분기에는 전년 같은 시기보다 62% 증가한 3조5500억여원의 매출액을 달성해 매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굴뚝 없는 친환경 사업,카지노의 부가가치성에 기대를 걸고 이를 국가육성사업으로 키우려는 노력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필리핀도 마찬가지다.

마카오와 함께 세계 카지노 게이머들이 선호하는 국가 1,2위를 다투는 필리핀은 정부 운영의 필리핀카지노협회(PAGCOR) 산하에서 총 14개의 카지노를 관리,운영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필리핀 정부가 국가경제개발의 일환으로 마카오,말레이시아와 같은 대형 카지노 위락단지를 짓기 위한 프로젝트 추진에 두 팔을 걷고 나섰다.

국가가 나서서 카지노 산업을 장려하자 미국 등 세계 각지의 해외 기업들도 필리핀의 카지노 산업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개발 사업에 적극 동참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최근 호텔ㆍ카지노ㆍ리조트 시행 및 개발업체인 토종기업 ㈜다인이노베이션(회장 조홍규)이 직접투자형태로 필리핀 카지노 산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국내 민간 기업으로는 첫 출사표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15일 오후 4시(현지시간) 필리핀 클락 자유경제개발구역. '세인트 하이얀 호텔 앤 카지노(Saint Hiyan Hotel & Casinoㆍ가칭)'의 기공식이 열렸다.

한국발(發) 필리핀 카지노 투자의 서막이 오르는 순간이다.

이날 행사에는 ㈜다인이노베이션 조홍규 회장을 비롯해 중부 루손지역 한인회 김광호 회장,㈜블루본넷 노승국 대표,㈜여행박사 이정주 대표,제하건설㈜ 이경수 회장,정운석 부사장,㈜다인이노베이션 한성태 고문,필립 CDC(Clack Development Company) 부총재 등 관련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 자리에서 조홍규 회장은 "한국 민간 기업이 처음으로 해외 카지노 투자를 하게 됐다"며 "제2의 마카오 카지노 산업을 꿈꾸는 필리핀 정부와 협력해 양국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세인트 하이얀 호텔 앤 카지노'는 필리핀 클락 특별경제구역 단지의 약 2만1487㎡ 부지면적에 호텔,카지노,상가시설로 구분해 들어선다.

호텔의 연면적은 약 1만5206㎡,카지노의 연면적은 약 3305㎡다.

총 사업비 300억여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필리핀 클락 자유경제개발구역은 여의도의 120배 면적으로 '미니 캘리포니아'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푸른 수목이 우거진 곳. 필리핀의 경제발전을 상징하는 이 지역은 대통령 직속기구인 CDC에서 개발과 치안 등을 전담 관리한다.

필리핀 안에서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 만큼 미국,일본,유럽,한국 등의 IT 및 레저 관련 업체들이 많이 입주해 있다.

모든 레저시설과 쇼핑,관광 등을 반경 5~10분 거리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면세지역이기도 하다.

2010년 마닐라 국제공항의 이전이 확정됐으며,필리핀 대통령의 별장도 이곳에 있다.

세인트 하이얀 호텔은 6층짜리 3개 동으로 구성되는 4성급 수준의 시설을 갖추게 된다.

침실ㆍ거실ㆍ욕실 등이 하나로 이어져 있는 스위트룸이 32실,스탠더드룸이 160실,베란다가 붙은 방갈로 룸은 7실이다.

모든 객실은 콘도미니엄 형태의 회원제 분양방식을 택해 운영된다는 점에서 일반 호텔과 차별성을 갖는다.

이 호텔은 2009년 6월 문을 열 예정이다.

세인트 하이얀 카지노는 이보다 앞선 올 11월 첫 선을 보인다.

총 2층 규모로 3대의 블랙잭과 100대의 슬롯머신,룰렛,빅휠(큰 원을 돌려 당첨금을 주는 게임),포커,바카라,다이사이,빠이가우 등의 게임 장비들이 구비될 예정이다.

상가시설은 1차 공사에서 약 4628㎡ 규모로 지어진다.

사우나 및 마사지시설, 레스토랑, 커피숍,가라오케ㆍ바,여행사,미용실,편의점,기념품점,골프의류숍 등 20여 곳의 최고급 부대시설이 들어서 마치 '멀티플렉스 몰'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중 70%는 분양으로,나머지 30%는 직영방식으로 운영한다.

이번 카지노ㆍ호텔의 시공은 제하건설이,사업 총괄 매니지먼트는 트라이콤이 맡는다.

카지노사업의 운영권은 필리핀 현지기업인 ㈜블루본넷이 갖는다.

㈜다인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블루본넷과 이 회사의 지분 90%를 갖는 인수합병(M&A)을 단행하면서 필리핀 카지노사업의 총괄과 시행이라는 묵직한 '과업'을 맡게 됐다.

㈜블루본넷이 2006년 3월 필리핀 정부 산하 공사인 PAGCOR로부터 공식적인 사업시행 승인을 따낸 덕분이다.

이로서 2006년 '호텔ㆍ카지노 운영 전문기업'을 목표로 설립된 ㈜다인이노베이션은 첫 개발프로젝트부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등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신흥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조 회장은 "필리핀 클락 자유경제개발구역은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관광객들이 휴양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고 관광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에 이 지역 카지노 시장의 확대는 시간문제"라며 "또한 아시아 갬블링산업 규모가 2020년까지 매년 6% 이상 성장한다는 등의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어 이번 사업의 미래가치성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낙관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인 조 회장은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역임했고,2002년 월드컵조직위원회 위원과 한국야구위원회 총재 고문단을 맡는 등 관광ㆍ레저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인사로 꼽힌다.

조 회장은 "이번 필리핀 카지노 산업에 그동안의 역량을 모두 쏟아 붓겠다"고 전했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