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슈와 외부환경 변화로 정유주들이 23일도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주유소 상품표시제(폴사인제) 폐지,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가격담합 혐의 과징금 부과, 중국 에너지 가격 본격 인상 등의 여파로 하락장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과 주가가 지나치게 빠졌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낙폭을 줄이거나 잠시 상승반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3일 오후 2시19분 현재 S-Oil은 6월들어 하루도 빼놓지 않고 외국인의 순매도세를 나타내고 있다. 5거래일째 하락하고 있지만, 하락폭이 오후 2시19분 현재 0.88%로 그나마 낙폭을 좁힌 수준이다.

사흘째 하락세인 SK는 1.47% 빠지고 있다. SK에너지는 오후 한 때 상승하기도 했지만, 전날가격인 10만9000원의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GS도 0.36% 떨어지면서 사흘째 약세를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석유화학 6개 품목에 대해 가격담합을 벌였던 SK에너지, GS칼텍스 등 8개사에 127억3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했다고 전날 밝혔다. SK에너지가 48억36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GS칼텍스 28억72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20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유소 상표표시제를 폐지키로 함에 따라 정유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지난 19일 저녁 기습적으로 7개월 만에 석유제품과 전력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이 또한 정유주에 부정적인 이슈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유진투자증권은 "국내 정유업체들의 경우 고도화 비율 증대로 인해 복합정제마진에 따른 수익 변동 효과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정책으로 인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CJ투자증권도 "중국의 내수판가 인상으로 수요증가율이 둔화되면서 국제유가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 정유업체 가동률 상승으로 수입수요가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악재를 뒤로 하고 '실적'만을 바라보고 투자하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할 전망"이라며 SK에너지 2분기 영업이익 6551억원, S-Oil은 5086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경유, 항공유 등의 수출가격 강세에 힘입어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재료비는 약 1개월 전의 수입원재료 가격과 환율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

한화증권도 "PX마진 상승으로 인해 2분기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SK에너지 등 정유기업을 매수 추천한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