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환 기획재정부 2차관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대 후반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관료가 4%대 성장률을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배 차관은 23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계경제가 10년 호황을 마치고 어려운 상태에 있고 미국 경제가 살아나려면 내년 후반기 이후가 될 것이므로 우리도 올해 하반기와 내년 초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배 차관이 공개적으로 '4%대 성장률'을 언급하고 나온 것을 볼 때 다음 달 초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서 정부는 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 투자은행(IB)들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아시아 주요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 것으로 잇따라 전망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BNP파리바 골드만삭스 JP모건 리먼브러더스 모건스탠리 도이치뱅크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 8개 해외 IB들은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작성된 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4.5%로 예상했다.

지난 4월 말 평균치(4.6%)보다 0.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 같은 성장률 전망은 아시아 주요국 중 대만(4.2%)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것이다.

해외 IB들은 아시아 국가들이 올해 평균 5.7%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10.2%로 가장 높고 인도네시아(5.9%) 필리핀(5.6%) 싱가포르(5.4%) 말레이시아(5.4%) 홍콩(5.2%)은 5% 이상,태국(4.6%)은 4% 후반대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해외 IB들은 한국 경제가 내년에도 5% 성장을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투자은행이 제시한 내년 국내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4.8%로 한 달 전에 비해서는 0.1%포인트 올랐지만 아시아 주요국 중에서는 '꼴찌' 수준이다.

주용석/차기현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