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은 24일 정유업종에 대해 정부가 기름값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유업체의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그대로 유지했다.

박대용, 윤솔 현대증권 연구원은 "상표표시(폴사인) 제도 폐지와 관련, 향후 내수시장에서 정유사들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될 것이란 우려가 있는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기존 주유소 대부분이 카드할인과 마일리지 적립 등 정유사의 직간접적 판촉지원을 받고 있는데다 주요소 시설자금지원, 제품구입 시 신용제공 등의 관계가 유지되고 있기때문에 독립적인 운영을 고려하는 주유소는 극히 한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지난 2001년 9월부터 도입된 '복수폴사인제'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것도 바로 이러한 특정 정유소와 주요소들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실제 복수폴사인제를 채택하고 있는 주유소는 전국 1만2600여개 중 0.3%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2000년대 초반 수출마진이 극도로 부진했던 시기에는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가격경쟁과 유통망 확보경쟁 등이 치열하게 펼쳐졌지만 휘발유 등 주요 제품들의 수출가격이 이미 내수가격을 앞지르고 있어 폴사인제가 폐지돼도 정유업체들이 출혈경쟁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정부가 석유제품 수입관세 인하와 대형 할인점의 석유제품 유통업 진출 허용, 폴사인제 폐지 등 일련의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그 실효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정유업종 주가가 기업들의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돼 있는 만큼 오히려 현시점이 매수기회"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