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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대를 돌파하면서 '3차 오일쇼크'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총 에너지소비 세계 9위 국가이자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국은 산업전반의 에너지 효율도 선진국에 크게 뒤져 있어,에너지 문제는 경제적 위기를 넘어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개발 업체들이 부쩍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03년,매스컴의 각광을 받으며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혜성처럼 등장한 ㈜공간코리아의 행보가 특히 두드러진다.

㈜공간코리아는 1995년부터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주력해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이 분야 기술선도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열원(源) 히트펌프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열악한 국내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개척한 일등공신이다.

이 시스템은 땅속에 존재하는 지열(地熱)을 주택 건물 공장 시설원예단지 등의 냉·난방 에너지로 이용하는 설비다.

최근에는 한층 진보된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선보이며 '스타기업'으로 발돋움할 채비를 마쳤다.

신재생에너지 시스템 분야에서 독보적 입지를 다지고 있는 ㈜공간코리아의 기술력과 성장전략을 소개한다.

1992년 7월 설립된 ㈜공간코리아(대표 정낙규 www.kongkankorea.com)는 사업초기 '클린룸(Cleanroom) 엔지니어링 및 시공분야'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최고의 기술력이 최고의 경쟁력'이라는 신념으로 클린룸 청정사업에 뛰어든 이 회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영역을 확대한 건 1995년부터. 현재에 안주하기보다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미래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에서다.

㈜공간코리아는 치밀한 사업 검토 끝에 1999년부터 지열을 이용한 에너지 개발에 착수하고 곧바로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다.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매년 5억원 이상을 R&D(연구개발)비용으로 투자한 결과 2001년 이 회사는 '지열원 히트펌프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지열원 히트펌프시스템은 화석연료 대비 에너지를 70% 이상 절감하면서도 환경오염이 전혀 없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에너지절감 효과가 상당히 높아 초기 장비 투자비를 단기간 내에 회수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002년에는 이 시스템이 중소기업청 기술혁신과제로 선정돼 주택에도 적용되며 신뢰성을 입증받았다.

또 화석연료 소비가 많은 시설원예단지에 적용한 결과 에너지소비 비용을 무려 80% 이상 절감해 당시 수입 장비에 결코 뒤지지 않는 국산시스템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와 관련한 지식재산권도 여럿 확보했다.

이러한 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8년에는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지열원 히트펌프분야 신재생에너지 설비인증'을 획득했다.

6월 현재 국내에서 해당분야 인증을 획득한 곳은 ㈜공간코리아를 제외하면 단 1개 업체뿐이다.

정낙규 대표는 "에너지관리공단의 인증시험을 통과한 수치를 보면 국외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지열원 히트펌프시스템이 우수하게 나타났다"고 자랑했다.

실제로 40RT(냉방 톤)급 제품의 경우 냉방성능 계수가 4.96이며 난방성능은 3.89로 나타났다.

또 10RT 제품은 냉방성능 계수가 5.01을 기록했고,난방성능 계수는 4.09로 경쟁사 제품들에 비해서 월등히 높은 성능을 보였다.

현재 인증을 통과한 공간코리아 제품은 10RT,20RT,40RT 급이다.

지열사업을 이끌고 있는 박용정 박사는 지속적인 고효율화를 추진하면서 국내여건에 가장 적합한 다양한 모델들을 계속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성능인증기준이 다소 낮아 기술개발에 대한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 것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공간코리아의 기술 진보속도는 매년 눈부실 정도다.

2002년 공기열 및 폐열을 냉난방 에너지로 활용하는 '공기열원 히트펌프'와 '폐열원 히트펌프'를 연이어 개발해 낸 것이 시초다.

또 값싼 심야전력을 활용해 야간에는 축열조의 냉수를 축열시켜 주간에 냉방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축열식 냉방시스템' 등 에너지절감 제품도 선보였다.

고객이 심야전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이 회사는 한국전력으로부터 공기열원 히트펌프,지열원 히트펌프 및 수축열 냉방시스템 분야에서 '축냉설비 심야전력 인증(2006)'을 획득했다.

이 3가지 인증을 모두 획득한 업체는 ㈜공간코리아가 유일하다.

아울러 이 회사는 에너지 절감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기여해 2004년에 이어 2005년 2년 연속 '대한민국 친환경경영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2007년에는 '디지털이노베이션 대상' 및 '산업자원부장관상'을 받았다.

히트펌프시스템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축적한 ㈜공간코리아는 2005년 12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시설원예용 수평형 지열히트펌프시스템 실증연구'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과제수행 책임자인 박용정 박사와 지열이용기술연구회장 강신형교수(건양대학교) 및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함께 '시스템 설계모듈 표준화','단기시공법 개발','성능평가기법 개발','에너지 절감률 평가' 등의 세부과제를 성공리에 수행했다.

온실에 지열을 적용해 획기적인 에너지절감은 물론 한층 더 실용적이며 경제적인 시스템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이 시스템은 급등하는 유가로 겨울철 온실난방비 부담에 낙심하고 있는 농가들에 희소식이 되고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공간코리아는 현재 고객들로부터 지열원 히트펌프에 대한 주문이 쇄도하고 있으며,매출도 급증해 내년에는 500%의 매출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진출한 중국법인과 폴란드법인을 발판 삼아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매진하고 있다.

내수시장에서 이미 외산제품보다 성능이 더 우수하다고 확인됐기 때문에 해외시장 공략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낙관이다.

앞선 기술과 아이디어로 '세계최고'에 도전하는 ㈜공간코리아는 지금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먼저 장수기업의 가능성을 확인시키고 있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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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낙규 대표 "친환경 에너지기업 성장 풍토 조성돼야"

"정부는 '에너지이용합리화법'을 통해 환경에 무해한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아직 홍보가 부족한 것도 문제가 되겠지만,에너지절약 또는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한 범국민적 인식이 낮은 것도 사실입니다."

건축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 정낙규 대표는 1992년 ㈜공간코리아를 설립하고 밤낮없이 선진기술을 벤치마킹하며 에너지절감과 친환경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신기술 개발에 매달렸다.

진입장벽이 높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자체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고단한 과정이었지만,시장 개척은 그야말로 척박한 불모지를 기름진 땅으로 만드는 과정처럼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그는 술회한다.

현재 정부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시설에 투자하거나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을 구입할 때 낮은 금리로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지만 이 제도를 적극 이용하는 기업 또는 농가가 아직 적은 게 사실이다.

정 대표는 "한국의 에너지 자원을 책임진다는 사명감 아래 묵묵히 연구개발에 힘쓰는 신재생에너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하루 빨리 조성돼야 한다"며 "정부도 새롭고 획기적인 제도를 찾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기존 제도와 정보를 확실히 전달하고 홍보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정 대표가 기술개발과 시장개척 다음으로 힘쓴 것은 '인재경영'과 '직원복지'. 직장은 더 이상 근로자들에게 단순히 노동을 제공받고 그 대가를 지불하는 장소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공간코리아는 본사 환경부터 직원복지에 대한 그의 철학이 녹아있다.

경북 칠곡군 가산면 학상공단 내에 위치한 ㈜공간코리아는 잘 꾸며진 정원과 산책로가 방문객들의 시선을 끈다.

연못을 가로질러 걷다보면 갖가지 조형물과 폭포,분수대가 있고 그 사이에 깔끔하게 지어진 사옥과 기술연구소가 나온다.

정 대표는 "좋은 환경이 인재를 양성하는 토양"이라며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인재경영'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히트펌프시스템 제조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 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기술연구소 연구원들과 작업현장,그리고 영업일선에서 최선을 다한 직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한발 앞선 신기술 개발만이 살 길"이라는 명제로 지금껏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정 대표는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는 글로벌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