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자중지란' 주택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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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언행은 삼가주십시오."
2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대한주택건설협회장 선거에서 후보로 나선 김영수 신창건설 대표이사가 연설을 마치고 단상을 내려와 조모 W건설 회장과 악수를 하자 사회자는 이를 제지했다.
협회장 후보가 자신을 지지해준 대의원과 악수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할 만큼 협회장 선거는 각박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사회자는 원일종합건설 대표이사인 김문경 협회장 후보 진영 간과의 충돌이 우려됐는지 투표가 시작되기 전 "투표 과정에서 소란을 피우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직권으로 퇴장시키겠다"는 방송까지 했다.
단결과 화합의 장으로 삼아야 할 협회장 선거는 일반회원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대의원들끼리 비공개로 치러졌다.
회장 선거는 올초에 열려야 했지만 내분이 심해 이미 반년 가까이 미뤄져온 상황이었다.
선거당일뿐만 아니라 선거전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중견 주택업체들의 이익단체인 대한주택건설협회의 창립 멤버라는 사람들이 협회 운영은 도외시한 채 자기 몫만 챙기려 든다는 비난이 터져나왔다.
반대 편에서는 향응선거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택업계 현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가십성 이야기만 난무했다.
김영수 후보를 지원하는 조모 회장이 알고 보니 상대편 후보의 사돈이라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협회장 선거에서 분양가 상한제나 미분양 사태 등 시급한 업계 현안보다 더 많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는 것은 문제다.
한 대의원은 "협회장 선거는 한 명을 추대해 박수를 치면서 끝내야 하는데 편을 갈라 싸움을 하고 있으니 안타깝다"며 "이제 김영수 협회장이 선출됐으니 갈등을 봉합하고 협회가 한목소리로 업계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대의원은 앞으로 보름 안에 5명의 부회장과 47명의 이사를 선임하는데 이때 편파성 시비가 일지 않도록 인선에 최선을 다해 주도록 주문하기도 했다.
신임 김 회장이 정부 규제보다 자중지란을 더 걱정해야 할 시점임을 잘 알고 있길 바란다.
박종서 건설부동산부 기자 cosmos@hankyung.com
2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대한주택건설협회장 선거에서 후보로 나선 김영수 신창건설 대표이사가 연설을 마치고 단상을 내려와 조모 W건설 회장과 악수를 하자 사회자는 이를 제지했다.
협회장 후보가 자신을 지지해준 대의원과 악수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할 만큼 협회장 선거는 각박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사회자는 원일종합건설 대표이사인 김문경 협회장 후보 진영 간과의 충돌이 우려됐는지 투표가 시작되기 전 "투표 과정에서 소란을 피우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직권으로 퇴장시키겠다"는 방송까지 했다.
단결과 화합의 장으로 삼아야 할 협회장 선거는 일반회원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대의원들끼리 비공개로 치러졌다.
회장 선거는 올초에 열려야 했지만 내분이 심해 이미 반년 가까이 미뤄져온 상황이었다.
선거당일뿐만 아니라 선거전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중견 주택업체들의 이익단체인 대한주택건설협회의 창립 멤버라는 사람들이 협회 운영은 도외시한 채 자기 몫만 챙기려 든다는 비난이 터져나왔다.
반대 편에서는 향응선거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택업계 현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가십성 이야기만 난무했다.
김영수 후보를 지원하는 조모 회장이 알고 보니 상대편 후보의 사돈이라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협회장 선거에서 분양가 상한제나 미분양 사태 등 시급한 업계 현안보다 더 많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는 것은 문제다.
한 대의원은 "협회장 선거는 한 명을 추대해 박수를 치면서 끝내야 하는데 편을 갈라 싸움을 하고 있으니 안타깝다"며 "이제 김영수 협회장이 선출됐으니 갈등을 봉합하고 협회가 한목소리로 업계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대의원은 앞으로 보름 안에 5명의 부회장과 47명의 이사를 선임하는데 이때 편파성 시비가 일지 않도록 인선에 최선을 다해 주도록 주문하기도 했다.
신임 김 회장이 정부 규제보다 자중지란을 더 걱정해야 할 시점임을 잘 알고 있길 바란다.
박종서 건설부동산부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