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카드사들이 휴면 카드를 다시 꺼내 쓰도록 유도하는 '웨이크업'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1년간 사용 실적이 없는 카드는 자동 해지하도록 관련 규정이 바뀜에 따라 휴면카드 회원을 그대로 놔둘 경우 회원수가 급감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신용카드 9067만장 중 24.5%에 해당하는 2224만장이 무실적 휴면카드로 파악됐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최근 들어 일정기간 이상 사용실적이 없는 휴면카드를 사용하는 경우 현금과 포인트,휴대폰 무료통화권 등을 '미끼'로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3개월 이상 카드사용 실적이 없는 고객 중 우량회원으로 분류되는 9만5000명에 대해 지난 16일부터 한 달간 20만원 이상 결제하면 1만원의 현금 또는 이에 상당하는 포인트점수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3개월 이상 카드 결제액이 없는 회원들이 두 달 내에 카드를 사용할 경우 휴대폰 1시간 통화권과 포인트 5000점 중 하나를 무료로 지급하고 있다.

외환은행 역시 주유소나 대형 할인점,패밀리 레스토랑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5000원 상당의 할인쿠폰을 휴면카드 보유 고객들에게 선별적으로 제공해 카드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신한카드를 비롯한 전업계 카드사들은 휴면카드 보유 회원들의 선호도에 따라 연회비 면제나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과 카드사들이 휴면회원을 상대로 웨이크업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것은 지난 4월부터 시행된 '신용카드 표준약관' 때문이다.

이 약관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1년 이상 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휴면회원에게는 반드시 사전 고지를 통해 카드 해지 의사를 물어야 하며 이들로부터 연회비도 받을 수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를 해지하거나 탈퇴하는 회원이 증가할수록 카드사들의 큰 자산인 고객 정보가 사라지기 때문에 휴면회원들의 카드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드사들은 초년도 연회비 면제 혜택을 주는 것이 금지되자 한시적으로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케팅도 벌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3개월간 사용실적이 없는 일부 신규 회원에게 이달 사용실적에 따라 최대 2만원의 현금을 돌려줄 예정이다.

신한카드와 하나은행 등도 신규 회원이 주유소에서 일정액 이상 카드로 결제하면 다음 달 카드대금에서 5000원을 빼주고 있다.

국내 전용 카드의 연회비 5000~1만원을 간접적으로 덜어주는 방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초년도 연회비를 받는 대신 사용실적이 많은 회원들에게는 그만큼 혜택을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여러 은행과 카드사들이 한시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