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시식코너에서 맛본 식품을 사다가 집에서 조리해 먹으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매장에서 먹어봤을 때만큼 맛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집에서나 매장에서나 똑같은 재료로 조리하는데 왜 시식할 때가 더 맛있을까.

이는 시식코너 점원들이 식품을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상태로 조리해 내놓기 때문.점원들은 가공식품의 경우 제조업체들이 최적의 조리방법을 연구해 내놓은 표준조리법에 따라 시식용 음식을 만든다.

제조업체들은 시식코너 점원들에게 조리법 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집에서는 물 양이나 조리시간을 표준조리법대로 맞추기 어려워 맛이 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칼국수,우동 등 면류를 시식용으로 내놓을 때는 감칠맛을 내기 위해 스프 국물에 어묵 다시마 고추 등을 더 넣는다.

장경주 현대백화점 식품팀장은 "시식코너 점원들이 나름대로 맛을 내기 위한 것"이라며 "포장지에 적힌 조리법에 각종 재료를 첨가하면 더 좋은 맛을 낼 수 있다고 설명하므로 소비자를 속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맛 차이뿐 아니라 다양한 심리적.환경적 요인들도 작용한다.

방종관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에 따라 시식코너에서 적은 양을 처음 맛볼 때가 집에서 많은 양을 먹을 때보다 만족도가 높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비자들이 매장을 둘러보다 출출할 때 시식코너를 찾게 되며,다른 사람들과 경쟁적으로 먹거나 공짜로 맛본다는 점도 맛있게 느껴지게 만드는 이유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