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는 취침 중…'

인도 국영 항공사인 에어인디아 항공기가 조종사들의 졸음 운항으로 목적지를 160㎞나 지나쳐 비행하는 소동이 빚어졌다고 현지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26일 보도했다.

인도 뭄바이 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25일 오후(현지시간) 자이푸르 공항을 출발한 에어인디아 소속 IC612편이 도착 예정지인 뭄바이 공항에 착륙하지 않은 채 약 160㎞를 더 비행했다.

착륙 예정이던 비행기가 남부 고아쪽으로 직선비행을 지속하자 공항 관제소에는 곧장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속적인 통신 시도에도 항공기가 응답이 없자 관제소측은 괴한에 의해 항공기가 납치된 것으로 보고 관계당국에 비상 연락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에어인디아 항공기의 항로 이탈 원인은 어이없게도 조종사들이 깊은 잠에 빠졌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날 밤 두바이 공항을 출발한 뒤 뜬눈으로 밤을 지샜던 이 비행기의 기장과 부기장은 기착지인 자이푸르 공항을 이륙한 직후 자동운항 시스템을 작동시킨 뒤 곯아 떨어졌던 것.
이로 인해 관제당국의 지속적인 교신 요청에 응답할 수 없었던 조종사들은 당국이 비상사태 발생시 승무원들에게 위험을 알리는 선별호출시스템(SELCAL)을 작동시킨 뒤에야 잠에서 깨어나 황급히 기수를 돌렸다.

이 항공기에는 100여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던 만큼 사고로 이어졌을 경우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낼 수도 있었다.

당시 상황을 목격했던 관제사는 "통상 조종사들은 공항 100마일 이전부터 고도를 낮추고 착륙 준비를 하지만 그 비행기는 순항 고도를 유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에어인디아의 홍보 담당자인 지텐드라 바르가바는 "회사 차원에서 당시 상황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