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타임·파견근로 등 고용형태 다양화
규제 확 풀어 기업활동 자유롭게 해야

'세계는 지금 일자리 전쟁 중' 기획시리즈를 위해 최근 한국경제신문 기자들과 해외 현지를 동행 취재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들은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이 높은 고용유연성,적극적인 창업지원 등을 통해 일자리창출에 나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우리도 고용창출을 위해 이러한 정책과 제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는 지금 일자리 전쟁중] (5·끝) 직능원 전문가들의 일자리 해법은…
◆채창균 고용·능력개발 연구본부장
=일본 하면 종신고용제와 연공임금이 먼저 떠오른다.

노동시장이 경직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현장을 둘러보니 실상은 달랐다.

한마디로 일본 노동시장은 유연했다.

생산현장에 사내하청이나 계약직 근로자가 많고 사무현장에는 파견근로자가 많이 활용되는 게 인상적이었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종업원 4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이다.

회사 내 전환배치와 기업 그룹 내 이동도 별 제약이 없다.

일본은 파트타이머가 많다.

2006년 현재 전체 근로자의 24.5%가 시간제다.

우리의 파트타이머 비율이 8.8%에 불과한 것과 대비된다.

노동시장이 유연해지면서 일자리 소멸과 창출도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창업 지원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

창업에 따른 규제가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창업을 희망할 경우 관련 노하우에 대한 지원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성공한 경영인 등이 은퇴 후 자신의 경영 노하우를 토대로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무상 컨설팅을 제공한다.

창업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돕는 스코어(SCORE)와 같은 시스템이 바로 그것.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인 셈이다.

◆최영섭 연구위원=덴마크 노동시장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핵심 사항 중 하나는 기업 활동이 거의 완벽하게 자유롭다는 점이다.

환경 규제 등은 있지만 기업 설립에 필요한 절차가 짧게는 2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OECD 고용보호 지수도 독일이나 프랑스 스페인보다 낮다.

덴마크 노조 조직률이나 교섭 집중도가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별로 낮지 않고 노조 영향력도 여전한 상황에서 이같이 낮은 고용보호가 어떻게 가능한지가 궁금했다.

현장에서 느낀 해답은 덴마크가 처해 있는 환경과 이를 기반으로 해 형성된 사회문화적 가치관이 근본 요인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인구 550만명의 덴마크는 근대 이후 잦은 전쟁으로 위기를 겪었다.

여기에 루터교 전통이 결합돼 공동체 유지와 발전이라는 가치를 전제로 사회 구성원의 타협과 공생을 모색하는 문화가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점이 유연성·친기업주의와 안정성·친노조주의가 조화를 이루는 원천이라고 분석된다.

◆김안국 연구위원=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위기에서 비롯된 신용경색에도 불구, 영국 금융산업계에선 채용이 늘고있다.

금융가인 시티지역의 새로운 일자리가 1년 사이에 10%나 증가했다.

영국 금융산업 성장배경으로는 우수한 금융인력이 많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이는 영국의 뛰어난 금융전문교육 때문에 가능했다.

런던은 대학원생 이상의 금융 관련 고급 인력의 비율이 39.4%로 뉴욕의 34.2%보다 높고 글로벌 MBA프로그램도 뉴욕보다 많다.

특히 영국의 대학과 비즈니스 스쿨은 학부나 대학원 과정에서 금융 서비스에 직접 관련되는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런던 소재 40여개 대학이 금융서비스와 연관된 강의를 운영하고 있다.

영국 금융산업 일자리 창출은 금융 인력양성과 동전의 양면 같은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한국 금융산업 부진은 금융인력의 낙후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실제 한국은 전체 금융인력 중 전문가급은 8.9%에 불과하다.

싱가포르 51.3%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