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절대 출하 못해" 불법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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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고 들어오면 위험합니다.
폭력은 절대 안됩니다.
"(경찰) "밀어라.감히 우리를 누가 막느냐."(민주노총)
26일 오전 8시30분 부산 감만부두 정문.민주노총의 부두 봉쇄 투쟁이 시작되면서 하루종일 경찰과 민노총 조합원 간의 몸싸움이 펼쳐졌다.
민노총 부산지부 조합원 등 150여명은 이날 '광우병 운송저지'등의 안내판을 들고 부두 앞에서 오가는 차량을 막아서는 등 경찰을 자극했다.
경찰은 오전 10시30분께 감만부두 진입로 4개 차선 가운데 3개 차선을 막고 농성을 벌이던 시위대를 도로 밖으로 밀어냈다.
이어 10시45분께는 시위 참가자 중 50여명이 부두 안쪽으로 이동하기 위해 도로 진출을 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오후로 접어들면서 상황은 더욱 급박하게 돌아갔다.
부두에서 화물을 싣고 빠져나오던 운전자가 빨리 운행할 수 있도록 비켜달라고 하자 민노총 조합원이 생수병 2개를 던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경찰이 조합원을 연행하자 나머지 조합원들은 수송차량을 막으면서 경찰과 2시간 이상 치열한 몸싸움을 벌였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차량의 운행을 막고 이를 말리는 경찰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김달식 화물연대 본부장 등 2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평화적인 시위는 얼마든지 보장하겠지만 폭력이나 운송방해는 절대 그대로 둘 수 없다"면서 "여러 차례 불법행위에 대해 경고를 했는데도 평화시위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민노총 부산본부는 이날 봉쇄투쟁에 이어 오후 5시 '국민건강권 쟁취를 위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갖고 총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부두봉쇄 투쟁은 27일까지 계속한 뒤 주말과 일요일인 28일과 29일에는 감만부두 앞에서 일반시민들도 참여하는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검역을 기다리는 미국산 쇠고기가 보관되어 있는 수도권 지역에서도 민노총 조합원들의 밀어붙이기식 '봉쇄작전'으로 인해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민노총 공공운수연맹 조합원들은 오전 9시부터 '이곳에 미국산 쇠고기가 있습니다'등의 현수막을 걸고 용인과 광주,이천,화성 등 경기남부지역 12개 냉동창고에 대한 운송저지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11시께 경기도 용인시 강동냉장 앞."당신들이 뭐기에 검사를 하냐"는 트럭 운전사와 "국민 건강권을 위해 협조하라"는 조합원과의 실랑이가 한동안 계속됐다.
트럭 운전사들은 결국 민노총 측의 막무가내식 차량 검사 요구에 문을 열어줬지만 '불쾌하다'는 표정이 얼굴에 역력했다.
대명해운물류의 홍희준씨(33)는 "솔직히 강제로 (차량검사를) 하는 게 기분 나쁘다"며 "도대체 (민노총이) 무슨 권리로 차량 검사를 하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 트럭 운전사는 "물류를 막아서 생활이 얼마나 어려워진 줄 아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민노총의 정치적 구호를 문제 삼는 운전사도 있었다.
한 트럭 운전사는 차량 문을 열라는 민노총 조합원들의 요구에 '명박타도' 등 정치적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와 스티커를 지적하며 화물칸 공개를 거부하기도 했다.
그는 "시위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변질돼 싫다"며 "대통령 뽑아 놓고 초창기부터 이러는 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강동냉장 직원 서너명은 정문을 막고 있는 민노총의 플래카드를 치우려다 이를 저지하는 민노총 측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강동냉장의 한 직원이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할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민주노총 인천본부 10여명도 미국산 쇠고기 1.8t이 보관된 영종도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계류장에서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이날 12개 냉동창고 주변에 9개 중대(900여명)를 배치,시위대의 돌출행동에 대비했다.
용인=이재철/부산=김태현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