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둘러싸고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민주노총 등 각종 단체들의 불법 집단행동이 도(度)를 넘어섰다.

서울 도심에서 두달 가까이 계속된 촛불집회는 불법ㆍ폭력시위로 변질,국가 공권력을 철저히 유린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제품 수입위생조건' 고시가 관보에 게재된 26일 민주노총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보관 중인 경기ㆍ인천ㆍ부산지역 14개 냉동창고와 부산 감만부두를 무단 봉쇄했다.

장관고시 관보 게재에 반대해 전날부터 1박2일 '끝장투쟁'에 나선 촛불시위대는 이날 밤 늦게까지 서울 세종로 태평로 등지에서 경찰에 맞서 폭력시위를 벌였다.

사태가 악화되자 각계각층의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정부가 철저한 법 집행에 나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월부터 한국경제신문이 경찰청과 함께 진행 중인 '기초질서가 국가경쟁력이다'캠페인의 자문위원회를 이날 공식출범시킨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자문위원장으로 위촉된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남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예사로 벌어지고 있다"며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경총포럼에 참석,"촛불시위에 편승한 노동계 정치파업이 기승을 부리는 데도 정부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서민들"이라며 "이제 쇠고기 문제로 인한 여러 논란을 끝내고 경제살리기를 위한 국면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이 26일 정식 발효됨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작업이 재개됐다.

이에 따라 내주 중에는 미국산 쇠고기가 다시 시중에 유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일/홍영식/김인식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