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일단 모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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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매출 50% ↑ … 폭팔적 성장세
백화점, 파격조건 내걸고 유치 혈안
서울 압구정동 거리를 지나다니는 20,30대 여성들을 보면 둘 중 하나는 'LV' 로고가 새겨진 가방을 들고 다닌다.
바로 루이비통 백이다.
그렇게 많이 팔렸어도 루이비통 매장에는 손님들로 그득하다.
이 같은 열풍 덕에 국내 명품업계에선 '루이비통의 대약진'이 최대 화제다.
작년에 40% 가까운 매출 신장세로 구찌를 제치고 국내 최대 명품 브랜드로 올라선 루이비통은 올해에도 50%가 넘는 고속성장으로 1991년 국내 진출 이후 최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에비뉴엘에서 월 39억원 매출
'39억원'.지난 3월 한 달 동안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에비뉴엘(명품관)의 루이비통 매장에서 올린 매출액이다.
이곳 매장이 가장 규모(495㎡)가 크지만,다른 명품 매장들이 월 평균 4억~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비해 거의 10배에 달한 것.평균 구매액을 100만원으로 잡아도 하루 150명 안팎이 루이비통 백을 사간다는 얘기다.
올 들어 경기 불황 속에서도 국내 명품시장이 20~30%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루이비통의 성장세는 그 두 배에 달할 정도다.
국내 소비자들이 유독 루이비통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남들도 다 들고 다니는 루이비통 백을 든 여성들에게 물어보면 "루이비통은 가격 대비 브랜드 파워가 가장 높은 제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샤넬이나 디올의 제품이 최저 100만~200만원대인 것에 비하면 한참 저렴하면서도 가치는 뒤지지 않는다는 것.가격이 80만원대부터 1000만원대를 호가하는 루이비통 백 가운데 베스트셀러 제품은 '모노그램 스피디30'(81만원).국내 브랜드 제품에 몇십만원만 보태면 이 가방을 장만할 수 있어 명품족에 입문하는 '엔트리 명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백화점들,루이비통 모시기
루이비통이 압도적인 매출을 올림에 따라 백화점들의 '루이비통 모시기'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백화점의 명품 바이어들은 '루이비통 효과'로 불릴 만큼 루이비통이 고객을 끌어들이는 집객효과가 엄청나다고 입을 모은다.
루이비통만 입점시키면 다른 명품 브랜드들은 자연스럽게 따라 들어온다는 계산이다.
때문에 백화점 간 경쟁이 치열한 상권에선 제각기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루이비통 매장을 먼저 유치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에선 롯데.신세계가 나란히 들어선 부산센텀시티점,신세계 죽전점 등에서 루이비통 매장을 내기 위해 일정 기간 거의 노마진에 가까운 수수료율을 제시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
다른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백화점 수수료율이 10% 정도이고,국내 브랜드는 평균 30%대에 달하는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루이비통 측은 전 세계 명품의 20% 이상을 소비하는 일본시장이 매장 56개로 매출이 정체된 포화상태인 반면 국내 시장은 여전히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 루이비통 매장은 17개다.
곧 입점 예정인 울산 현대백화점,분당 삼성플라자를 합치면 19개이며,매장 수가 25개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백화점업계는 보고 있다.
'명품 대중화'를 겨냥,매장 확대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고 있는 루이비통의 돌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업계나 소비자들 모두 관심거리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