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경쟁력강화 방안‥ 금융백화점ㆍ인터넷전문은행
금융위원회가 채권보증 전문회사와 금융상품전문 판매업체,인터넷 전문은행 등을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금융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개혁 조치로 볼 수 있다.

금융위는 금융산업의 높은 진입장벽을 제거해 자유로운 경쟁을 유도하고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각종 금융관련 규제를 완화하거나 철폐하기로 했다.

◆회사채시장 되살린다

채권보증 전문회사가 설립되면 외환위기 이후 계속 축소돼온 회사채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증비용이 낮아지면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은 만기가 대부분 1년 이하여서 대출을 매년 연장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회사채의 경우 3년 만기가 많아 단기부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채권보증 전문회사가 보증하는 대상은 신용등급이 BBB+ 이상 우량기업들만 해당되기 때문에 신용도가 떨어지는 회사들은 채권보증을 받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위험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일시적인 자금스케줄 불일치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채권보증 대상은 우량기업 회사채나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채"라고 말했다.

예컨대 A 또는 AA 등급의 회사가 발행한 채권을 보증하는 경우 투자등급이 AAA로 높아지기 때문에 연기금 등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오규택 중앙대 경영대 교수는 "연기금이나 기관투자가들이 회사채에 대해서는 매우 보수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대부분 AAA등급만을 주로 편입한다"며 "채권보증 전문회사가 생기면 AAA등급 채권이 늘어나고 기관투자가들의 회사채 매입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백화점,적용범위'관건'

금융상품 전문판매업은 2010년 도입하겠다는 원칙만 정해졌을 뿐 업무 범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주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단순히 모집 대행만으로 한정할 것인지 아니면 위탁매매까지 허용할 것인지를 더 검토해야 하고 취급할 수 있는 금융상품 범위 등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과 증권사 지점,보험 대리점 등 기존 판매채널과의 이해조정 문제도 풀어야 한다.

방카슈랑스 도입 과정에서 은행과 보험사가 대립했듯이 금융상품 전문판매업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각 금융권이 강하게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금융실명제 '고민'

인터넷 은행도 업무범위 허용 수준이 관건이다.

이해선 금융위 은행감독과장은 "예금은 기본적으로 허용하는 것이지만 대출에 대해서는 개인대출만 허용할 것인지,기업대출까지 허용할 것인지 등의 문제가 남아 있다"며 "외국환과 보증 등 모든 은행업 업무를 놓고 허용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실명제를 인터넷 은행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지금은 고객의 실명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데, 인터넷 은행에서는 실명확인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인터넷 은행 직원이 고객에게 직접 가서 확인하는 방안,시중은행과 제휴해 실명 확인을 위탁하는 방안,금융실명제 자체를 고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는 또 인허가 유권해석 정보공개 민원 등을 온라인으로 신청하고 처리과정을 실시간으로 통지받을 수 있는 온라인 원스톱서비스(www.fcsc.kr)를 내달 1일부터 제공하기로 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