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지난 26일까지 14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국내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금액으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4조659억원어치에 이른다.

황금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27일 "삼성증권 해외법인을 통해 외국인들의 매도 이유에 대해 홍콩, 런던, 뉴욕 등에 문의한 결과, 모두 ‘나쁘다, 더 팔 것 같다’는 의견이었는데, 이유는 신용위기 우려 재부각이 아니라, 신흥시장의 투자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었다”고 전했다.

외국인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중앙은행들의 긴축 및 기업실적 악화를 예상해 경제 고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한다는 설명이다.

외국인들은 신흥시장이 높은 경제성장에 따라 미국, 유럽과 달리 느슨한 통화정책을 펴온 것으로 파악하면서, 인플레로 긴축에 가속도가 붙으면 경제뿐 아니라 유동성 환경도 악화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은 대체로 신흥시장을 판 자금을 일단 현금으로 들고 있으면서 상황 호전을 기다리거나 환매요청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이며, 신흥시장 리스크가 완화되면 주가가 가장 많이 빠진 중국 투자를 고려하겠다는 이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 밖에 미국과 유럽이 금리를 동결하는 동안 단기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원자재시장에 투자하거나, 신용경색 위기로 가치가 하락한 투자등급 회사채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황 애널리스트는 “해외법인이 전해온 외국인들의 비관적 시각은 당분간 전환될 가능성이 낮았다”며 “앞으로 수급상 주식형펀드, 국민연금 등 국내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면 시장은 고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외국인들도 현 국내 증시 주가가 제반 악재를 반영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다는 점은 인정했다면서, 향후 유가 안정시 신흥시장 리스크가 완화되면 이들의 투자심리가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황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신흥시장 비중 축소 차원에서 이뤄진 매도는 지수 비중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어 시가총액이 큰 IT, 자동차, 철강 역시 외국인 매도에 자유로울 수 없고, 그나마 선호한 업종이 보험이었다고 밝혔다.

종목으로는 KT&G, 메가스터디처럼 지수비중이 작고 인플레이션에 영향이 작은 것에 국한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조선업종에 부정적이었고, IT업종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을 보고 접근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귀띔했다.

따라서 황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시장은 지지선 구축과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보유 및 교체매매 전략을 유지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