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최근 LG솔라에너지 태양광발전소 건설이 한창인 충남 태안을 찾았다.

7월부터 가동에 들어갈 이곳을 둘러보기 위해 이용한 교통수단은 자동차가 아닌 헬기였다.

이동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구 회장은 현장을 점검한 뒤 작업복에 안전모를 착용하고 안성덕 대표 등 현장 관계자들과 식사를 함께 하며 현장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지반과 구조물을 견고하게 건설해야 한다""발전소뿐 아니라 인근 배수로와 주위 경관 등의 조경 공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등의 당부도 잊지 않았다.

◆생산시설 완공 전에 점검

태안 출장 일정에는 요즘 구 회장이 강조하는 '현장경영 3대 원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첫 원칙은 새로운 생산시설이 완공되기 전에 현장을 방문한다는 것.공사 과정을 직접 점검해 공장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두 번째 원칙은 현장 직원들과의 식사다.

'스킨십'을 통해 현장에서의 애로나 건의사항을 수렴하려는 생각에서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생산 현장을 방문할 때 헬기나 전용기를 이용,출장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도 구 회장의 현장경영 원칙 중 하나다.

구 회장의 현장경영 원칙은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8세대 LCD(액정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건설이 한창인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출장에서도 적용됐다.

지난 5월 이곳을 찾은 구 회장은 실무자들과 식사를 하면서 "공사 기간 단축보다 완벽을 기해 안정적으로 건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룹 관계자는 "사전에 현장을 점검하는 데다 실무자들과도 식사 스케줄을 잡는 일이 흔하기 때문에 현장 임직원들의 책임의식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헬기로 1시간 내에 현장 이동

헬기는 지난 4월 LG이노텍 LED(발광 다이오드) 제품 생산현장을 찾았을 때도 동원됐다.

LG이노텍 광주사업장은 일반 항공기를 이용하면 차량으로 공항에서 공장으로 움직이는 시간을 포함,2시간이 걸리며 KTX로는 3시간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헬기를 이용하면 이동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줄어든다.

비행기나 KTX가 다니지 않는 태안 태양광발전소는 차로 이동하면 2시간 이상이 걸리지만 헬기로는 30분이면 갈 수 있다.

그룹 계열사 CEO들이 해외 출장에 활용하기 위해 최근 도입한 LG그룹 전용기를 이용한 사례도 있다.

지난 5월 구 회장은 남용 LG전자 부회장과 함께 LG전자 창원공장을 전용기로 방문했다.

당시 구 회장과 남 부회장은 한국을 찾은 조 후지오 도요타자동차 회장과 함께 이곳을 둘러봤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