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6.1%로 결정된 것은 지난 몇년간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최근 유가 급등에 따른 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된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최저임금 회의는 시작부터 노사 간 견해차가 커 난항이 예상됐다.

노동계는 당초 치솟는 물가상승률 등을 이유로 26.3%의 인상률을 제시했고 재계는 고유가와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동결로 맞섰다.

하지만 노사 양측은 회의를 거듭할수록 여러 차례의 수정안을 제시하며 입장차이를 좁혀나갔다.

노동계는 경제여건이 어려워 두 자릿수의 인상률을 관철시키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8.9%까지 요구 인상률을 낮췄다.

재계도 치솟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어느 정도의 임금보전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4.1%의 수정안을 내놓았다.

결국 양측은 25일 오후부터 27일 새벽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공익위원들의 조정으로 극적인 타결을 이끌어냈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여건 등을 감안하면 6.1%의 인상률은 아직도 높은 감이 있다"며 "그나마 참여정부 때 양극화 해소차원에서 최저임금의 고율 인상을 주도했던 노동부가 중립을 지켜 고율 인상을 피할 수 있었던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도 "전체노동자평균 임금의 절반 수준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지만 어려운 경제여건을 이유로 낮은 인상률을 고수해온 재계의 입장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인 선택이었다"고 자평했다.

최저임금은 중소기업의 내·외국근로자,대기업 고졸생산직 신입사원,청소원,보육교사 등의 임금 인상 기준이 된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전체근로자 1588만2000명의 13.1%인 208만5000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주당 44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는 기업은 90만4000원，40시간 근무제 기업은 83만6000원이다.

물론 기업들이 실제 지불해야 하는 액수는 이보다 훨씬 많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전북 군산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B사의 사례를 보자.외국인 근로자에게 들어가는 월 인건비는 현재 기본급 85만2020원에 시간외 근로수당 30만원,식사제공 25만원,숙박제공 30만원,관리비제공 10만원 등 모두 180만2020원.내년도에는 기본급이 90만4000원(주당 44시간 근무)으로 오르고 시간외 근로수당도 5만원 정도 올라 모두 190만4000원을 지불하게 된다.

윤기설 노동전문/김동욱 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