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던 동갑내기 특급 신인 유소연(18.하이마트)과 최혜용(18.LIG)이 벌이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경쟁이 볼 만해졌다.

신인왕 레이스 2위 최혜용은 27일 제주 스카이힐골프장(파72.6천27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MBC투어 롯데마트 행복드림컵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3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유소연을 3타차 2위로 따돌리며 정상에 올랐다.

올해 세차례 준우승 끝에 마침내 첫 우승을 따낸 최혜용은 유소연이 독주하던 신인왕 각축전을 안개 속으로 몰아 넣었다.

최혜용은 이번 우승으로 스포츠서울-김영주골프여자오픈에서 먼저 우승을 신고했던 유소연과 승수 경쟁에서 균형을 맞췄고 신인왕 포인트 차이도 종전 108점에서 38점으로 좁혔다.

우승 150점, 준우승 80점, 그리고 10위만 차지해도 50점을 부여하는 신인왕 포인트 레이스에서 38점 은 단 한 경기에서도 역전이 가능한 차이이다.

우승 상금 6천만원을 받은 최혜용은 상금랭킹에서도 3위(1억7천만원)로 올라서며 2위(1억8천398만원)인 유소연을 바짝 따라붙었다.

첫날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단독 선두에 나선 데 이어 둘째날에도 선두를 지켰던 최혜용은 2타차로 턱밑까지 추격한 유소연과 최종 라운드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둬 기쁨이 더했다.

사실상 최혜용과 유소연의 매치 플레이나 다름없었던 우승 경쟁은 중반까지 팽팽했다.

1번홀(파4)에서 최혜용이 버디를 뽑아내며 3타차로 달아났지만 유소연은 3번홀(파4) 버디로 다시 따라 붙었다.

유소연이 7번홀(파4)에서 1타를 줄이자 긴장감은 최고조로 올라왔다.

그러나 1타차의 불안한 선두였지만 최혜용은 흔들림이 없었다.

8번홀(파3)에서 유소연의 버디에 버디로 응수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승부는 12번홀(파4)에서 갈렸다.

전날 유소연이 후반 7개홀에서 6타를 줄이는 맹타의 출발점이 됐던 이글이 나왔던 12번홀에서 유소연은 어이없이 1타를 잃은 반면 최혜용은 버디를 잡아내 순식간에 3타차로 벌어졌다.

그린을 살짝 벗어난 볼을 퍼터로 공략한 유소연은 홀을 1.2m나 지나치게 치는 실수에 이어 파퍼트마저 넣지 못했고 최혜용은 절묘한 아이언샷으로 만들어낸 1m 버디 퍼트를 놓치지 않았다.

유소연에게는 앞서 9번홀(파5)에서 공동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던 1.5m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보다 더 아픈 순간이었다.

실망한 유소연은 15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을 OB 구역으로 날려보내면서 결국 더블보기로 홀아웃, 더 이상 추격한 여력을 잃었다.

16번홀(파4)에서 유소연은 2m 버디를 성공시키며 3퍼트 보기를 저지른 최혜용과 간격을 3타차로 다시 좁혔지만 역전을 노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최혜용은 "준우승을 세번이나 해서 이번엔 꼭 우승하고 싶어 전날 밤에는 잠도 못잤다.

소연이가 뒷심이 좋아 부담스러웠다"면서 "이제 자신감도 생겼으니 신인왕 경쟁에서도 꼭 이기겠다"고 말했다.

시즌 2승을 올린 김하늘(20.코오롱엘로드)이 4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 208타로 3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고 챔피언조에서 유소연, 최혜용과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치른 서희경(22.하이트)은 이븐파 72타를 쳐 4위(7언더파 209타)로 내려 앉았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