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이석행 위원장의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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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무릎을 꿇을 때까지,우리의 씨가 마를 때까지 맞짱 떠야 한다.
한줌밖에 안되는 이명박과 잔재를 확 쓸어버리자."
26일 오후 6시25분께 사회자의 소개를 받고 단상에 오른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평소 듣기 어려운 살벌한 말을 쏟아냈다.
80만 조합원을 대표하는 이 위원장은 정부의 '쇠고기 고시 게재'에 맞서 총파업을 선언한 뒤 이날 서울 덕수궁 앞 태평로 도로상에서 지부장들과 함께 규탄집회를 갖고 있었다.
물론 이 집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법이었다.
이 위원장의 발언이 처음부터 "씨가 마를 때까지" "확 쓸어버리자"라는 식으로 살벌하진 않았다.
테이프를 앞으로 돌려보면 이 위원장은 초반에 왜 민노총이 거리로 나왔는지를 설명하려 애썼다.
"힘들고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많은 준비가 안됐지만 촛불이 꺼져가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민노총의 양심 때문이다.
큰 바다는 큰강,샛강,산골짜기 물에서 시작된다.
시작은 작지만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수위가 높아진 것은 중반이 지나면서부터였다.
이 위원장이 등장하면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조합원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뜨뜻미지근했다.
박수소리도,함성소리도,구호도 웬일인지 '기대밖'이었다.
이 위원장의 목소리는 컸지만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앉은 조합원들은 열렬하지 않았다.
이날 집회가 조합원의 이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임단협 투쟁집회였다면 분위기는 180도 달랐을 것이다.
이 위원장이 이런 어색한 분위기를 간파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후부터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독설을 뿜어냈다.
"이명박 대통령이 무릎을 꿇을 때까지 7월 한 달 동안 투쟁하겠다" "우리의 씨가 마를 때까지 맞짱 떠야 한다"는 말이 잇따랐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반응은 여타 총파업 출정식처럼 극적으로 반전되지 않았다.
뭔가 어색하고 아귀가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은 더욱 강해졌다.
이런 쑥스러운 분위기는 민노총과 쇠고기파업의 어색한 짝짓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이 위원장은 "이제는 총파업이다.
미친소를 막아내자.투쟁,투쟁!"이라는 구호가 적합한 구호인지 되새김질해보길 기대한다.
고기완 사회부 기자 dadad@hankyung.com
한줌밖에 안되는 이명박과 잔재를 확 쓸어버리자."
26일 오후 6시25분께 사회자의 소개를 받고 단상에 오른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평소 듣기 어려운 살벌한 말을 쏟아냈다.
80만 조합원을 대표하는 이 위원장은 정부의 '쇠고기 고시 게재'에 맞서 총파업을 선언한 뒤 이날 서울 덕수궁 앞 태평로 도로상에서 지부장들과 함께 규탄집회를 갖고 있었다.
물론 이 집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법이었다.
이 위원장의 발언이 처음부터 "씨가 마를 때까지" "확 쓸어버리자"라는 식으로 살벌하진 않았다.
테이프를 앞으로 돌려보면 이 위원장은 초반에 왜 민노총이 거리로 나왔는지를 설명하려 애썼다.
"힘들고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많은 준비가 안됐지만 촛불이 꺼져가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민노총의 양심 때문이다.
큰 바다는 큰강,샛강,산골짜기 물에서 시작된다.
시작은 작지만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수위가 높아진 것은 중반이 지나면서부터였다.
이 위원장이 등장하면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조합원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뜨뜻미지근했다.
박수소리도,함성소리도,구호도 웬일인지 '기대밖'이었다.
이 위원장의 목소리는 컸지만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앉은 조합원들은 열렬하지 않았다.
이날 집회가 조합원의 이익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임단협 투쟁집회였다면 분위기는 180도 달랐을 것이다.
이 위원장이 이런 어색한 분위기를 간파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후부터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독설을 뿜어냈다.
"이명박 대통령이 무릎을 꿇을 때까지 7월 한 달 동안 투쟁하겠다" "우리의 씨가 마를 때까지 맞짱 떠야 한다"는 말이 잇따랐다.
하지만 조합원들의 반응은 여타 총파업 출정식처럼 극적으로 반전되지 않았다.
뭔가 어색하고 아귀가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은 더욱 강해졌다.
이런 쑥스러운 분위기는 민노총과 쇠고기파업의 어색한 짝짓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이 위원장은 "이제는 총파업이다.
미친소를 막아내자.투쟁,투쟁!"이라는 구호가 적합한 구호인지 되새김질해보길 기대한다.
고기완 사회부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