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영 재건축 전면 중단 위기… 조합원 "차라리 규제완화 될 때까지 기다리자"
서울 송파의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이 법원 결정에 따라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하면서 강남권 재건축 사업이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현행 규제 아래서는 재건축을 해봤자 남기는커녕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 가락시영 재건축도 임대주택 건축과 기부채납용 공원부지로 인해 조합원 분담금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입주민들이 반발해 왔다.

조합이 지난달 조합원에게 통보한 분담금 내역에 따르면 1차 단지 43㎥형(13평)을 소유한 조합원이 110㎡형(33평)에 분양을 신청할 경우 추가로 내야 할 분담금은 2억4894만원이다.

126㎡형(38평)이나 138㎡형(42평)을 신청한다면 분담금은 각각 5억417만원과 7억1653만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분담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형을 선호하자 일부 조합원은 원하는 크기의 주택을 배정받지 못하고 현금으로 청산받아야 할 처지다.

재건축·재개발 투자자문업체인 예스하우스의 전영진 대표는 "가락시영의 재건축 사업성이 악화된 것은 일부 조합 잘못도 있지만 재건축규제 정책 탓이 훨씬 크다"며 "가락시영은 재건축을 원점으로 돌린 뒤 규제완화가 이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집값도 이번 가락시영 재건축사업의 중단 위기 여파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 재건축대상 아파트값은 이달 첫째주 0.09% 떨어진 데 이어 둘째주 -0.10%,셋째주 -0.12%,이번 주 -0.31%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가 커졌다.

여름철 비수기에 접어드는 데다 다음 달을 시작으로 잠실동에서 아파트 2만2000여가구가 입주하기 때문에 당분간 이 같은 추이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호기/임도원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