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시간을 포함해 12시간 걸리던 대만과 중국 간 비행기 이동시간이 이번 주말(7월4일)부터 1시간30분으로 줄어든다.

또 중국 위안화(인민폐)가 대만 전국의 은행에서 환전된다.

홍콩과 중국 선전에선 두 도시 증시의 통합지수가 이달 말 선보이고 홍콩-선전 경제특구 개발도 논의되고 있다.

중국과 대만 홍콩 간 경제협력이 강화되며 '중국판 EU(유럽연합)'의 탄생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차이완(중국+대만)' 시대

양안(중국과 대만)에 거대시장의 태동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동안 거의 막혀있던 양국 간 경제교류는 이번 주말 정기 항공노선 취항과 동시에 확 뚫린다.

중국 인민폐가 대만에서 환전되고,두 지역에는 대표부가 설립된다.

독립보다는 경제적 번영을 내세운 대만 국민당 마잉주 총통이 지난 5월 취임한 것을 계기로 중국 공산당과 대만 국민당 간 '3차 국공합작'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중국과 대만은 윈-윈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중국삼성경제연구소 박승호 소장)이라는 평가다.

중국은 자본과 시장을 가졌고,대만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대만은 이달 초 액정표시장치(LCD)업종의 대중 투자규제를 완화했다.

또 대만 금융시장에 투자하는 돈이 중국 자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도록 한 제한도 없앴다.

중국 자본을 끌어들여 대만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더불어 중국이 홍콩 수출품에 대해 부여하는 무관세 혜택을 대만도 똑같이 받아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대만의 첨단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대만의 예상 국내총생산(GDP)은 3700억~3800억달러로 중국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대만은 전체 수출의 70%를 정보기술(IT) 제품이 차지할 만큼 첨단기술이 발전해 있다.

중국 경제가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기술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홍-선(홍콩-선전)' 통합경제

홍콩과 중국 선전의 경제통합은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가 한단계 진일보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 지도부는 개혁·개방의 상징도시인 선전을 글로벌화된 차세대 경제발전 모델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홍콩과의 통합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선전시 정부는 이달 초 홍콩-선전 통합안을 발표했다.

홍콩과 선전의 무인 접경지대로 96만㎡ 크기의 록마차오 지역을 개발,홍콩과 선전 주민들이 공동 거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통합경제특구를 건설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두 도시를 통합,글로벌 금융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은 이미 구체화되고 있다.

홍콩증권거래소는 홍콩과 중국 증시를 통합한 항셍차이나지수를 개발했다.

선전시는 '선전경제특구 금융발전촉진 조례'를 지난달 제정,두 도시 증권거래소 간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금융선물 등 금융파생상품 시장과 석유선물거래소를 공동 개설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또 창업판(중국판 코스닥) 시장을 홍콩의 창업판 시장과 합병,운영하는 것도 주요 의제로 논의되고 있다.

베이징의 시장조사업체인 건홍리서치 모영주 사장은 "중국의 강력한 경제력이 사실상 대만과 홍콩을 흡수하면서 첨단기술과 글로벌화된 금융시장을 양손에 각각 하나씩 쥐게 된 모양"이라며 "다른 지역의 중국 자본들도 힘을 더하는 '범차이나 경제'가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