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산과 바다가 부르는 사랑과 낭만의 계절이다.

추억에 남을 아름다운 휴가가 오기를 손 꼽아 기다릴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눈 앞에 닥친 장마철에는 인체의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데다 세균과 곰팡이가 기승을 부리면서 식중독 무좀 등 각종 감염성 위험에 걸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부주의해서,멋을 내느라,뭘 몰라서 휴가에 대한 낭만을 기대하다가 휴가도 가기 전에 낭패보기 쉽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름철 건강을 해치는 복병에는 무엇이 있을까.

장마철에는 불쾌지수가 높아 몸과 마음이 축 늘어진다.

습도가 높아 땀 발산이 잘 이뤄지지 않으므로 내분비계나 신경계의 균형이 깨지고 대사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질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

따라서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신장병 천식 등을 앓고 있는 만성환자는 물론 건강한 사람도 건강관리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세균에 의한 식중독은 음식을 끓여 먹으면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다습한 환경에서는 세균이 워낙 빨리 번식하고 일부 식중독균은 충분히 열을 가해도 사라지지 않으므로 항시 주의하면서 식사해야 한다.

여름철 식중독은 야외나 결혼식장 및 장례식장에서 집단발생하는 경우가 흔한데 특히 우유 치즈 크림 마요네즈 같은 음식이 변했거나 부패됐는지 주의해야 한다.

신선한 음식을 먹었다 해도 여름에는 위장이 무기력해져서 소화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이 때문에 음식이 위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잠재된 세균이 장내에서 번식할 수도 있다.

이를 막으려면 날 어패류나 비온 직후 출하된 생야채를 먹는 것을 삼갈 필요가 있다.

세균 못지 않게 곰팡이도 무서운 존재다.

장마철에는 곰팡이가 급속도로 증식해 그 포자가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와 천식이나 기관지염,알레르기성 비염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에어컨,제습효과가 있는 공기청정기,선풍기를 이용해 실내를 건조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에어컨을 처음 가동할 때 필터를 교환하거나 세척 후 건조시켜 사용해야 한다.

침구류를 잘 말리는 것은 기본.욕실이나 싱크대 등에 있는 곰팡이를 살균제나 세제로 제거한다.

무좀에 걸린 환자는 땀 흡수가 잘 되는 면양말을 신는다.

맨 발에 통풍이 잘 안 되는 운동화나 구두를 신는 것을 피해야 한다.

발에서 땀이 워낙 많이 나면 두 켤레를 준비해 교대로 신고 신지 않는 신발에는 제습제를 넣어두거나 햇볕에서 말린다.

사타구니에 생긴 완선을 습진으로 알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오히려 악화되기 쉽다.

사타구니 주변에 가려움증을 동반한 습진이 생겼다면 피부과를 찾아 치료받는 게 좋다.

곰팡이에 의한 피부질환은 자주 씻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풍기나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해 물기가 남지 않도록 잘 말린다.

덥다고 팬티를 벗고 알몸으로 자면 고환에서 계속 열이 발산되고 이를 냉각시키기 위해 땀이 배출되면서 더욱 습하게 되므로 얇은 잠옷이나 팬티를 입어두는 게 바람직하다.

잘 때는 삼각팬티보다는 사각팬티가 땀 흡수와 통기에 유리하다.

여성들은 망사팬티나 레이스 장식이 된 속옷보다는 땀 흡수력이 좋은 면으로 된 속옷을 입도록 한다.

아토피 피부염은 대개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완화되고 건조해지는 가을에는 심해지는 특성을 보이나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한의학적으로 아토피는 열감을 동반한 가려움증이 있고 진물과 홍반이 나타나는 염증형과 피부색이 어둡고 가려움증이 상대적으로 약한 건조형으로 구분된다.

박찬국 강남함소아한의원 원장은 "장마철에는 염증형 아토피가 심해진다"며 "이를 완화시키려면 자주 씻되 물기를 잘 닦고 머리 등은 금세 말리고 햇볕드는 날에는 침구류를 일광소독하고 실내 습도를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짙은 아이라이너와 풍성한 마스카라,골드와 화이트 펄을 가미한 펄 아이섀도 같은 화장은 여름에 눈으로 흘러들어 알레르기성 결막.각막염이나 안구혈관수축을 초래하므로 주의한다.

또 동남아 등으로 해외여행을 가서 저렴한 가격으로 마사지를 받는 경우 골다공증이 있는 여성은 압박골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특히 마사지 후 통증과 뻐근함을 다시 마사지로 달래는 것은 위험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장마철을 이기는 7가지 센스


1.냉.온찜질을 사랑하자

습도가 높고 기압이 낮은 장마철은 특히 관절염 환자에게 고통의 계절이다.

통증이 심하면 온찜질,외출이나 작업 후 관절에 열이 나고 부기가 나면 냉찜을 해준다.


2.술 한잔 대신 물 한잔

비가 오면 파전에 동동주,삼겹살에 소주 한잔이 생각난다.

우기에 술을 마시면 활동량마저 부족해 비만해지기 십상.관절염 환자라면 음주로 인해 일시적으로 팽창한 혈관이 재수축해 통증이 심해진다.

술 대신 보리차로 갈증을 푼다.


3.햇볕 사냥에 나서라

장마철엔 햇볕을 보지 못해 멜라토닌이 분비되면서 우울해진다.

무더위와 관절염으로 잠을 설치면 엔돌핀이 덜 분비돼 통증이 더하다.

해가 뜨면 산책을 하고 낮에도 실내조명을 환하게 하면 우울증이 덜어진다.


4.난방하라

습기를 제거하려면 외출하는 동안 두세 시간 난방하고 선풍기를 트는게 가장 효과적이다.

아로마 향초를 켜면 습기도 날아가고 쾌쾌한 냄새도 제거할 수 있어 좋다.


5.철저히 세안하라

피부트러블을 일으키지 않도록 클렌징 크림으로 빗속 오염물질을 철저히 제거한다.

외출 후 반드시 세안하고 조리 전 반드시 손을 씻는다.

주방기구도 소독제나 끓는 물로 소독한다.


6.과도한 냉방을 피하라

실내에 온도차가 5도 이상 벌어지면 인체 적응력이 떨어져 감기 위장장애 두통 피로 관절통 근육통 부종 생리불순 등에 걸리기 쉽다.

습기 제거도 좋지만 지나친 냉방은 금물.실내온도를 25도 이상으로 유지하고 매시간 환기한다.


7.헤어드라이기를 애용하라

빗물에 녹아있는 세균이나 오염물질이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외출 후 간단히 샤워한 후 헤어드라이어로 온몸 구석구석을 말려준다.

발가락 사이를 말리면 무좀 예방,무릎과 허리를 말리면 관절염과 요통 완화에 도움이 된다.


자료:유주석 대한민국정형외과 원장,김경호 지미안피부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