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가운데는 사람과 차량이 뒤엉켜 도시 기능이 마비되고 집집마다 촛불을 켠 채 밤을 지새웠다.'

5년 전 여름 미국 뉴욕시의 광경이다.

단순한 송전 사고가 대정전으로 이어진 이 사고의 피해 추정액은 6조원에 달했다.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는 안정적 전력 수급으로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여름철에도 대정전이나 전력공급 부족을 맞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그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이젠 미래에 닥칠지 모르는 전력 대란에 대비하기 위한 적절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5년 전 정부가 전력 IT사업을 추진한 것도 안정적인 전력 산업을 통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취지다.

전력 IT란 전력 기술과 IT를 접목하여 전력의 공급과 소비를 지능화하겠다는 개념.

전력 IT는 우선 보수적인 전력 산업에 도전적이고 개방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전력 산업은 안정성을 중시하는 보수성 때문에 신기술 채택과 이업종 간 기술 교류가 적었지만 이젠 보수성을 털어내고 신기술을 적극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전력 IT는 또 국내 전력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제시하며 우리나라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미국이 지난해 말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관련 법안을 마련하고 전력망 지능화를 통해 전력 시스템을 최첨단으로 바꾸는 등 세계 각국은 전력망과 전력기기의 성능 개선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새로운 전력 시장에 대한 접근 기회를 주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전력IT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꾸준히 펴 왔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국제 표준화 논의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한 발 앞서 출발했다고 할지라도 결코 앞서 가는 것은 아니다.

미국 일본 유럽 국가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의 전력IT 분야를 앞설 여지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전력IT 사업에 정부와 민간의 역량이 결집돼야 하고 더 많은 노력과 열정이 요구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