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도시인 선전에서 부동산발 금융위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선전시 집값이 폭락하고 은행감독당국은 최근 은행들의 부동산 부실 대출 현황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의 개혁ㆍ개방 1호 도시 선전이 진앙지가 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홍콩 문회보는 30일 교통은행의 선전시 지점 관계자를 인용,"선전시 은행감독국이 모든 은행들에 부동산 부실 대출 현황 조사에 나선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선전의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은행의 부동산담보대출 리스크가 한계치에 달했다"며 "부동산 부실 대출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매달 발표하는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선전시 주택은 올 들어 매달 전월보다 1∼2% 하락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지만,문회보는 5월 말 현재 선전시의 실제 주택 가격 하락폭은 작년 말 대비 40%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선전에서만 은행들의 부동산 부실 대출 규모가 1000억위안(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문회보는 전했다.

더욱이 부동산발 금융위기 가능성은 선전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작성하는 전국 부동산개발경기지수는 지난 5월 103.34(100 이하면 불경기)로 전월보다 0.73포인트 떨어지며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셴룽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연구원은 "개인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비교적 위험이 큰 대출은 8000억위안(120조원) 규모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특히 부동산 개발업체 대출 만기는 3년이 대부분으로 2005년과 2006년에 대규모 대출이 일어난 탓에 올해와 내년에 만기가 집중적으로 돌아오는데 이 가운데 얼마나 상환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궈타이쥔안증권은 올해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자금 부족액이 7100억위안(106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공산당 정치국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유지해 금융위기를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중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라는 지시로 해석된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