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리 정부가 제안한 옥수수 5만t 지원 제안을 거부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30일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주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통해 옥수수 지원 문제에 대한 북측 입장을 문의했으나 북측 실무자가 '안 받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중순 정부는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통해 북한 측에 옥수수 5만t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이처럼 북한이 남한과의 대화 채널은 거부하고 미국과의 협상에만 나서는 등 노골적인 통미봉남 행태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철저한 '남한 길들이기' 차원으로 풀이된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안보통일연구부장은 "북한은 과거에도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6개월~1년 정도 길들이기를 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며 "북한은 미국만 상대하는 듯한 인상을 줘야 우리에게 얻을 것을 쉽게 얻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정부는 북한 측의 이번 거부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의 공식적인 대답을 좀 더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우리는 북측이 원하는 인수 장소와 시기,방법 등 실무적인 사항을 알려주면 옥수수 5만t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바이며 이에 대한 북측의 긍정적 호응을 기다리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측이 계속 옥수수 지원 제안을 거부할 경우 세계식량계획(WFP)에서 진행 중인 북한 식량 실사 결과 등을 봐가며 인도적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