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첫 사장단협의회… 이수빈 회장 - 이윤우 부회장 - 이수창 사장체제 출발

삼성그룹이 1일부터 계열사별 독립 경영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

'그룹 회장-전략기획실-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난 50년간의 삼각 편대 경영을 마무리짓고 '컨트롤 타워'를 과감히 해체한 채 새로운 경영 실험에 나선 것.국내외 임직원 25만여명,한 해 투자비 25조원에 달하는 '삼성호'는 어떻게 운영되고 누가 이끌게 될까.

삼성은 일단 전략기획실 해체 이후 최고협의기구인 사장단협의회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첫 사장단협의회는 2일 오전 각사 CEO(최고경영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회의 개최 주기 및 운영 방안,사장단협의회 내에 신설한 투자조정위원회와 브랜드관리위원회 운영 방안 등이 결정된다.

삼성은 사장단협의회라는 틀은 만들었지만 그룹을 이끌 '리더'를 명확히 확정짓지는 않았다.

일각에선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에게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그러나 "이 회장은 청와대 행사 등 외부 행사에 그룹을 대표해 참석하는 정도의 역할만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수빈 회장보다는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등 주력 계열사 CEO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5일 삼성이 발표한 경영쇄신안 후속조치에서 두 사람에게 큰 힘이 실린 것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이 부회장과 이 사장은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신설된 투자조정위원회 멤버로 들어갔다.

이 위원회는 계열사 간 중복 사업을 정리하고 그룹 차원에서 신규 투자할 신수종사업을 정하는 핵심 협의기구.한 해 25조원에 달하는 삼성의 투자계획 집행도 이 위원회를 통해 조율된다.

삼성그룹이 전자 계열사와 금융 계열사의 중복 사업 조정과 시너지 창출 등의 업무를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맡긴 것도 두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