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30일 7ㆍ3 전당대회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왜 박근혜인가'라는 제목의 책 출판기념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전대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내일 모레인데 뭘…"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이냐'는 거듭된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국민들과 대의원들이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는 당초 쇠고기 정국에 이은 당권 경쟁에서 당이 계파 싸움을 벌이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을 경계,친박계 의원들의 전대 출마에 소극적 입장을 취해 왔다.

허태열 의원이 사실상 친박 대표 주자로 나섰지만 박 전 대표가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날 발언도 이의 연장선상이다.

하지만 이날 출판기념회는 박심(朴心)을 잡기 위한 당권 주자들의 '구애 열기'로 뜨거웠다.

박희태 전 의원은 "존경하는 박 전 대표는 '왜 박근혜인가' 물음을 던질 필요가 없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한 사람이다.

다음에 무슨 자리로 가실 것이라는 것도 국민들이 다 알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친박 측 표심을 자극했다.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김성조 의원도 "제가 박 전 대표를 위해 사육신 반열에는 안 들어가도 생육신 반열에는 들어갈 거"라며 "왜 박근혜인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쇠고기 사태와 관련,"조금 더 시간을 두고 국민들의 이해를 구한 뒤 (추가협상 결과를) 고시했어야 했는데 너무 급하게 했다"며 "하지만 과격 시위는 있어선 안 되고 본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18대 국회를 빨리 개원해 부족한 부분을 활발히 논의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등원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대규모 모임을 계획했던 친이(이명박) 측 의원들은 특정 후보를 밀기 위한 자리라는 비판 여론을 의식,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